노조의 불법집회 엄단을 선포한 경찰이 폭력행위를 일삼은 노조 간부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서울 도심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가운데 노정 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남 순천경찰서는 이날 오전 5시 30분경 김준영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을 특수공무 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교통 방해 혐의로 체포했다.
전남 광양 금호동의 광양제철소 앞에선 포스코 하청 근로자 노조인 한국노총 금속노련 광양지역기계금속운수산업노동조합이 지난해 4월 24일부터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사태가 길어지자 김 사무처장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집회 측은 지난 29일 밤 10시경 전남 광양 금호동의 광양제철소 앞 일반도로 6차선 중 중앙 2개 차로에 7m 높이의 고공 농성장을 만들었다. 김 사무처장은 그 위에 올라가 임금 교섭과 포스코의 부당노동행위 중단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출퇴근길 교통량이 밀집되는 도로 한복판에 농성장이 설치되면서 일대가 혼잡을 겪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한 형사 체포조가 접근하자 김 사무처장이 경찰을 상대로 쇠 파이프와 큰 칼을 휘둘렀다"고 설명했다. 진압 과정서 형사 한 명은 김 사무처장이 휘두른 쇠 파이프에 손목을 맞아 다치는 등 경찰 두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 9개 기동대 와 형사체포조 45명 등 경력 600여명을 투입했다 현재 철수한 상황이다.
전날 경찰은 현장서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고공 농성장 주변으로 에어매트를 설치하는 경찰과 소방 요원에게 생수병을 던지고 물을 뿌리며 방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 측은 김 사무처장의 폭력행사는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김 사무처장은 사람을 향해 칼을 휘두르지 않은데다, 쇠파이프도 망루에서 뜯어낸 것을 방어용으로 경찰이 들고 있는 방패에만 휘둘렀다"고 주장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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