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직설적이다” 등 네 가지 혈액형만으로 성격을 어렴풋이 짐작했던 반면, MBTI는 16가지 형태로 훨씬 다양하고 정확성도 꽤 높아 인기가 많은 듯하다. 필자는 단호함과 결단력이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이 높다는 INFJ형이다. MBTI 유형 중 가장 소수라고 하는데, 그 특징은 제법 비슷하다.
금융업에 오랜 기간 몸담고 있다 보니 다양한 선배와 일했는데 유독 좋은 기억으로 남은 선배가 있다. 그는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목표 달성을 도와줬고, 좋은 성과에 함께 기뻐해줬다. 돌이켜보면 많은 전문가가 강조하는 ‘맞춤형 코칭’을 실천한 선배였다.
이 때문일까? 사실 신봉자는 아니지만 필자는 직원들을 만나면 종종 MBTI를 물어보곤 한다. 아이스 브레이킹 효과도 있지만 실은 맞춤형 코칭을 하려는 이유도 있다. 예를 들면, 행동보다 논리적이고 아이디어가 뛰어난 INTP 직원은 창조적 미션을 통해 목표 달성 의지를 높이고, ESFJ 직원은 협업을 통해 실행력을 보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삼국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람을 잘 본다고 평가받는 유비가 대표적이다. 그는 책임감이 크고 비전을 중시하는 관우에게 도원결의부터 미래에 대한 꿈을 이뤄가는 비전을 제시했고, 그 결과 조조의 스카우트 제의를 수차례 거절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남다른 충성심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조자룡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적진에서 자신(유비)의 아들을 구해 왔을 때 아이를 바닥에 던지며 “아들놈 때문에 소중한 장수를 잃을 뻔했다”고 오히려 화를 냈다. 조자룡의 냉철한 판단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는 마치 MBTI를 알았던 것처럼 개인별 맞춤 코칭을 했고, 이를 통해 한 나라를 일굴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시대가 변하면서 코칭 방법은 달라질 수 있어 정답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필자는 당분간 MBTI를 활용하고 주변에 권유할 생각이다. 개성을 중시하고 인정받길 원하는 직원이 많은 만큼 그들을 움직이게 하는 맞춤형 코칭이 중요한데 MBTI는 꽤나 효과적이고 흥미로운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리더들이 오늘만큼은 자신의 MBTI 유형을 알아보길, 그리고 내일은 평범한 인사 대신 직원들에게 웃으며 질문해보길 바란다. “김 대리는 무슨 형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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