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변덕스러운 날씨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베레스트 사망자 집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올해는 인간이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처음 오른 지 70년이 되는 뜻깊은 해지만 최대 사망자를 낸 최악의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히말라야 등정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은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했다.
12명은 사망 사실이 확인됐고, 나머지 5명은 5일 이상 연락이 끊겨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에베레스트 등반 중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된 산악인 중에는 호주 출신의 정비공 제이슨 케니슨, 캐나다 의사 피터 스와트와 눈사태로 사망한 3명의 네팔 셰르파 등이 있다.
2019년 사망자는 이보다 적은 11명으로 집계됐고, 기존 연간 최다 사망자를 기록한 2014년의 17명과도 비슷한 수치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베레스트 등반 중 사망 인원은 연평균 5∼10명 정도였지만, 최근 수년간 사망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을 사망자가 늘어난 원인으로 보고 있다.
네팔 관광청 관계자는 "주된 원인은 기후변화"라면서 "이번 등반 시즌에는 기상 조건이 좋지 않았고 매우 가변적이었다"고 말했다.
등반 허가 남발도 원인으로 지목된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1인당 1만2000파운드(약 2000만원)의 등반 허가 수수료가 네팔 정부의 주 수입원인 가운데 네팔 정부는 올봄 등반 시즌에 역대 최고인 479건의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줬다.
이와 관련 네팔 당국은 "올해 등반 시즌이 평년보다 일찍 시작했고 기간도 길었기 때문에 등반 허가를 많이 내준 것이지, 이전에 우려됐던 것과 같은 과밀 수용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또 에베레스트 등정의 패턴이 바뀐 것도 사망자가 늘어나게 된 이유라고 꼬집었다.
에베레스트는 숙련된 전문 산악인들이 도전하는 곳이었는데 최근에는 초보나 고봉 등반 경험이 없는 일반 여행객들도 몰려드는 '관광지'가 되면서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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