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에 들어서는 '수원성 중흥S-클래스'가 분양을 완료했다. 지동10구역을 재개발하는 이 단지는 1154가구 중에 593가구를 지난 2월 일반 분양했다. 그러나 당시 시장 위축과 함께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후 분양조건을 완화했고, 주변 시세도 오르면서 최근 100% 계약을 마쳤다.
수원성 중흥S-클래스는 바로 맞은 편에 3432가구의 '수원센트럴아이파크자이'가 오는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주변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분양가가 6억5000만원 정도였던 전용면적 84㎡의 분양권에는 2억원가량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있다. 하지만 연초만 하더라도 웃돈이 1억원 안팎이어서 분양중이던 수원성 중흥S-클래스의 분양가(약 7억5000만원)와 비슷했다.
인계동의 A공인중개사는 "연초엔 매수자가 급할 게 없었지만 최근들어 상황이 바뀌었다"며 "입주 들어갈 대단지 아파트 분양권 가격과 새 아파트 분양가가 비슷하니 미분양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정부의 '300조원 반도체' 투자에서 다소 소외됐던 화성시 봉담읍 일대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 3월 정부가 2042년까지 300조원을 투자해 용인시 남사읍 일대에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투자자들은 화성시에서 동탄2신도시를 비롯해 처인구 일대에 몰렸다. 일대의 아파트는 수억원씩 반등했지만, 봉담 일대의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절대적으로 싼 집값에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발길이 늘고 있다. 봉담 일대가 대표적이다. 입주하는 아파트를 비롯해, 분양권, 미분양 아파트까지 '내 집 마련 뷔페'를 방불케하는 상황이다. 전세 물량도 풍부한데다 매물들도 다양하다.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공급된 아파트, 도시개발을 통해 분양된 아파트, 기존의 LH아파트까지 선택지가 많다. 집값이 덜 반등한 곳을 찾는 수요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지역이 됐다.
봉담읍 B공인중개사는 "작년부터 얼마 전까지만해도 전화조차 없었다"면서도 "이제는 전세 수요를 비롯해 '한번 사 볼까'하는 투자수요까지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바람을 타고 오른 집값에 부담을 느낀 전세 수요자들이 많다"며 "전셋값이 집값이랑 차이가 얼마 나지 않다보니 전셋집 보러 왔다가 매매로 고려하는 수요도 많다"고 설명했다.
봉담의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투자수요가 예상외로 많다고 귀띔했다. 그는 "금리가 상승하거나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분양가 밑으로 폭락하겠냐"라며 "집값이 낮은데다 반도체 수혜도 기대할 수 있으니 당연히 투자 수요가 있다. 소형의 경우 전세가율이 70~80%까지 되거나 갭이 1억원 미만이다 보니 부담없이 2~3개 찍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의왕시에서는 신규 아파트의 1순위 경쟁률이 평균 10대 1을 넘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와 비슷했음에도 지역민들을 비롯해 다른 지역의 수요가 몰리면서 청약에서 선방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퍼스비엘'은 이날 1순위 청약 접수에서 303가구 모집에 총 3043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 10대 1을 기록했다. 전용 49㎡B를 제외한 전용 49㎡A와 59㎡A·B, 74㎡, 84㎡A가 1순위에서 마감됐다.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저층 분양가가 10억원대 중후반대로 고분양가 논란도 있었지만, 워낙 물량이 적게 나온 탓에 청약자를 모으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연초보다 분위기가 좋아진 건 확실하다"면서도 자금 사정에 맞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내 집 마련을 고려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들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이제는 청약과 동시에 입주라는 개념이 사라졌다"며 "입주 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고, 변하는 시황을 계속 보고 있어야 하는 점은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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