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31일 오전 '경계경보' 및 대피 안내 문자를 보냈다가 이를 '해제'한다는 문자를 다시 발송했다. 하지만 애초에 이 지역에는 경계경보가 발령된 적이 없는 가운데 시 관계자가 임의로 경계경보 표현을 여러 차례 써서 발송한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 및 서울시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계경보는 '화생방무기를 포함한 적의 항공기·유도탄 또는 지·해상전력에 의한 공격이 예상될 때에 발령하는 경보'다. 행안부는 "6시29분 백령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며 "서울시 경계경보 오발령은 행안부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경보해제의 요건도 갖추지 않았다. 서울시는 오전 7시26분 "서울시 전 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려드린다"는 문자를 발송했다. 하지만 경보 해제는 화생방무기를 포함한 적의 항공기·유도탄 또는 지·해상전력에 의한 공격 징후가 소멸하였거나 추가적인 공격이 예상되지 않을 때에 발령하는 것으로, 경계경보 자체가 오발령된 가운데 해제됐다는 표현으로 '실제 공격 위협이 있었다'는 혼란을 더욱 야기했다.
경계경보 발령 여부는 군에서 판단한다. 국군이 발령을 요청하면 발령할 수 있다. 위급 상황에서는 지역군부대 요청 받은 광역 및 기초지자체장도 발령이 가능하다. 또 지역 군부대장의 요청을 받은 접경지역 읍면동장은 일부지역에 대해 발령할 수 있다. 간첩의 침투, 국지전의 발생 등 다양한 상황에서 급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서울시 내부에서도 본청에서는 발령한 사실이 없다며 발령 경위를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이권석 서울시 민방위경보통제소장은 오전 7시반경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소에서 경보 올리라고 해서 올렸다는 직원 설명을 들었다"며 "서울시가 임의대로 경보를 울리지 않는 것이 맞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옥 행안부 대변인은 "행안부는 공군 지휘부의 연락을 받고 경기 옹진군 지역에 경계경보 사이렌 울리고 재난문자 보내도록 했다"며 "이후 그 내용을 각 지자체에 참고차 공유했는데, 그것을 서울시 직원이 잘못 판단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대로라면 대피 문자를 보낼 때 개활지로 가야 하는지 아파트 지하, 지하철 등으로 가야 하는지와 같은 대피장소를 포함하여 안내하게 되어 있는데, 이번 문자는 정상적인 경로로 발송되지 않아 그런 사항이 누락됐다"고 했다.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는 이날 오전 8시31분경 "오전 6시30분 행안부 중앙통제소에서 '현재 시각, 백령면 대청면에 실제 경계경보 발령.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적으로 실제 경계경보를 발령'이라는 지령방송이 수신됐다"며 "이에 따라 서울시는 경계경보를 발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서울시는 이어 "상황이 정확히 파악되기 전에는 우선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상황 확인 후 해제하는 것이 비상상황 시 당연한 절차"라며 "7시25분 상황 확인 후 경계경보 해제 문자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상은/김대훈/최해련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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