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경쟁 치열…비싼 이자 내고 있다면 '대환대출'로 갈아타세요

입력 2023-05-31 16:19   수정 2023-05-31 16:21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올 2월과 4월에 이어 3연속 금리 동결이다. 금리 인상 기조가 멈췄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 금리 등을 책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는 4월 3.44%(신규 취급액)로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SC제일·한국씨티)이 예·적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들인 비용을 말한다. 코픽스가 내렸다는 건 은행이 돈을 모을 때 들어간 ‘원가’가 줄었다는 뜻으로 앞으로 더 낮은 금리로 대출해줄 수 있다는 의미다.
○대출금리 경쟁 치열할 듯
‘대환대출 인프라’가 지난 31일 출시되면서 금융사들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융사들의 대출상품을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 핀다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한 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도 상환 수수료나 우대금리에 관한 정보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직장인 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처럼 담보가 없어 대출 조건을 비교하기 쉬운 일반 신용대출이 대상이다. 가계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도 연말까지 간편하게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는 시스템이 출시된다.

금리 인상이 멈췄다는 기대감에 집값이 회복세를 띠면서 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이 4월 신규로 취급한 가계대출은 15조3717억원으로 지난해 4월(9조714억원)보다 70% 가까이 증가했다. 가계대출 가운데서도 주담대 취급액 증가율이 75.5%에 달했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부진했던 주택 거래가 회복되는 가운데 금리 인하까지 이어지면서 주담대 취급액이 증가하고 있다”며 “주식이나 기타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한 개인 신용대출 상담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하지만 대출금리 추세 하락을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채권금리 등 시장금리가 꿈틀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기준 국고채 3년물(연 3.524%)·5년물(연 3.550%)·10년물(연 3.639%)이 모두 기준금리 수준을 넘어섰다. 은행들이 6월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유예 만료를 앞두고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채를 발행을 늘리는 점도 대출금리 인상 전망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2금융권 예금금리 높아
대출금리뿐 아니라 예금금리도 떨어졌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3% 중·후반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중순엔 예금금리가 최고 5%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최근엔 우대금리를 더해도 연 4%대 예금을 찾기가 쉽지 않다. 금리 인하로 은행 예·적금 선호도는 줄어들고 있다. 인터넷은행을 포함한 19개 시중은행의 예금상품(1년 만기 기준) 가운데 기본금리가 기준금리를 웃도는 상품은 5개에 그쳤다.

5대 은행의 4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7827억원으로 6개월 전(827조2986억원)과 비교해 21조5159억원이나 감소했다. 전체 예금은행의 같은 달 수신 잔액(2204조9000억원)도 3월보다 13조4000억원 줄었다.

2금융권은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OK안심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연 4.31%(12개월 기준)를 제공하고 있고, 웰컴저축은행의 ‘e-정기예금’도 금리가 최고 연 4.20% 수준이다. 다올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은 최고 연 3.8%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인 ‘Fi 자산관리통장’ ‘페퍼스파킹통장3’을 각각 출시했다. 새마을금고와 신협 등 상호금융권에서도 연 4% 예금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반기엔 원·달러 환율 내릴까
3개월째 1300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엔 하락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에 이어 미국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멈출 것이란 기대감에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환테크 전략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달러를 사 모으는 게 좋다’는 주장과 ‘달러 가치가 역사적으로 높은 만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이 맞선다. 달러는 글로벌 안전자산인 만큼 단순 환차익을 겨냥하기보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적정 비중을 유지하기 위한 매수·매도 전략이 적합하다는 조언도 있다.

엔화 가치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엔화에 투자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를 기회로 보고 엔테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가장 대표적인 투자법은 은행의 외화예금에 엔화를 예치해놓고 추후 인출해 원화로 환전하는 방법이다. 엔화 가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ETF를 통한 외환 투자 시 환전수수료가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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