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만 밀어주고"…美 힙합 거물 분노한 이유

입력 2023-06-01 08:08   수정 2023-06-01 08:09



퍼프 대디, 디디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미국의 유명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션 콥스가 글로벌 주류업체 디아지오를 고소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31일(현지시간) 콥스가 디아지오를 상대로 "관련 브랜드에 적절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고, 인종 차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뉴욕주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콥스가 운영하는 주류 브랜드 '콥스 와인과 정신'(Combs Wines and Spirits)는 디아지오가 "콥스가 흑인이기 때문에 '미스터 콥스'(Mr Combs)와 그의 브랜드를 다른 사람의 것보다 더 나쁘게 대했다"는 취지의 문서를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콥스의 주류 회사와 디아지오는 2007년부터 동업 관계를 이어왔고, 2013년 테킬라 제조업체인 데레온을 공동 인수했다. 당시 데레온은 할리우드의 바 등에서 한 병에 최대 1000달러(한화 약 130만원) 이상에 팔리는 고급 테킬라로 명성을 얻었다.

콥스 측은 데레온에 대한 디아지오의 지원이 당초 약속에 미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특히 백인인 할리우드 배우 조지 클루니와 디아지오가 공동 설립한 테킬라 업체 카사미고스에 비해 데레온이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콥스 측은 재고 부족으로 수요를 맞추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상품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저렴한 느낌이 나는 술병 라벨이 부착되는 등 브랜드 가치가 저하됐다고 보고 있다. 또한 데레온은 현재 미국 주류 전문점에서 40~60달러에 팔리고 있다는 점에서 판매 가격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배경에 콥스 측은 "디아지오가 데레온의 브랜드 타입을 '도시에 사는 흑인들의 브랜드'로 규정하고 마케팅을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디아지오의 태만과 약속 위반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었다"면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소장을 통해 밝혔다.

현재 조지 클루니가 이끄는 카사미고스의 미국 테킬라 시장 점유율은 12.6%다. 콤스와 디아지오가 공동 투자한 데레온은 0.4%의 점유율로 28위에 그치고 있다.

콥스 측은 시장 점유율 하락 원인으로 유통을 꼽았다. 파이낸셜타임즈는 "디아지오가 100% 소유한 데킬라 브랜드 돈 줄리오는 미국 매장의 36%에서 유통되고 있고, 카사미고스는 34%, 데레온은 3%에 그쳤고, 콥스 측이 '동일한 대우'를 확보하기 위해 법적 의지를 모색해야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법원에 제출된 서류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하며 "디아지오의 신규 사업 부문 사장인 스테픈 러스트는 2019년 사내 인종차별적 분위기를 인정하면서 콥스에게 '디아지오 경영진 중 일부는 당신이 너무 많은 돈을 버는 것에 분개했다' 말했다"며 "'콥스의 인종이 디아지오가 콥스의 브랜드가 유통되는 지역을 제한한 이유 중 일부'라고 인정하면서 '콥스 씨가 마사 스튜어트였다면 상황이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콥스 측은 이와 함께 조지 클루니와 카사미고스를 인수한 후 "디아지오가 사실상 데레온을 포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백인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참여한 에비에이션 진 등의 보드카,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컵과 제휴한 스카치 위스키 헤이그 클럽 등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게 콥스 측의 입장이다.

한편 테킬라는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증류주로 꼽힌다. 2022년 기준 133억달러(약 17조6600억원)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 그룹 IWSR은 테킬라가 올해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증류주인 보드카를 추월할 것이라 관측했다.

디아지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건 사업 분쟁임에도 콥스 측이 이를 다른 부분으로 조명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제기된 주장을 단호히 부인하고, 적극적으로 변호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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