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美 군함 생산하는 오스탈 인수 추진

입력 2023-06-01 11:42   수정 2023-06-02 09:23

이 기사는 06월 01일 11:4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호주 방산업체인 오스탈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미 해군 군함 등을 생산하고 납품하는 오스탈을 인수해 글로벌 방위기업으로 체급을 키우겠다는 포석이다. 군함 건조 등 특수선 사업부를 보유한 한화오션과 시너지(옛 대우조선해양)도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오스탈 인수를 위한 사전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오스탈은 1988년 설립된 글로벌 선박 및 특수선 건조 업체다.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미국 해군의 연안 전투함인 LCS(Littoral Combat Ship) 생산을 맡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호주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오스탈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7억4300만 호주달러(약 6400억원)이다. 최대주주는 HSBC은행으로 지분 15.99%를 보유하고 있다. 이어 현지 투자회사인 타타랑벤처와 시티그룹 등 재무적투자자(FI)가 각각 14.15%와 10.35%를 보유하고 있다.

호주의 인수·합병(M&A) 규정상 상장사 주식은 단일 주주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고 이를 초과해 보유하려면 공개매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화그룹도 20% 미만 지분을 보유하거나 전체 지분을 공개매수하는 방안 모두 열어두고 검토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주체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3월 신설된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합작법인인 한화퓨처프루프가 유력히 거론된다. 앞서 한화퓨처프루프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약 1조3000억원을 출자받아 실탄을 확보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이 오스탈 인수 검토에 나선 건 미국을 중심으로한 글로벌 군함 및 함정 수주전에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화그룹은 그룹 내 방산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디펜스 등을 통해 미 육군과 공동 연구개발 협정(CRADA)을 맺는 등 교류를 이어왔지만 해상 분야에선 접점이 없었다.

오스탈은 미국 알라바마에 조선소를 두고 핵잠수함 건조 등을 수주하고 있다. 최근에도 미국 해군 관련 사업을 연이어 수주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 해안경비대로부터 33억달러(약 4조3500억원) 규모의 해안경비함 건조공사를 수주했다. 오스탈USA는 미국 해군으로부터 1억5600만달러(약 2060억원) 규모의 선박 2척 건조 계약 주문을 받았다.

한화그룹이 최근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한화오션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군수함, 잠수함 등 방산 특수선 건조 분야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다만 특수선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하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해양·특수선 사업에서 707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력 상품인 상선(4조2163억원)에 비해선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미 해군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오스탈을 인수하면 특수선 사업 규모를 크게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의 다른 방산 기술을 특수선과 묶어 미국에 판매하는 전략을 펼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차준호 / 박종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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