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 따라잡기
테슬라가 연고점에 바짝 다가서면서 이 종목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앞다퉈 '익절'하고 있다. 추가 상승보다는 횡보 또는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테슬라기 31일(현지 시간) 1.38% 오른 203.93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 종목이 200달러를 돌파한 건 올 들어 세번째다. 테슬라는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3일 108.10달러로 연저점을 찍은 뒤 급등해 2월 15일 214.24달러까지 올랐고, 이후 조정을 받았다가 다시 올라 3월 31일 207.46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200달러 돌파 첫날(종가 기준)은 5월 30일이다.
이 종목은 200달러를 넘을 때마다 국내 투자자 사이에서 손바뀜이 활발하다. 테슬라가 올해 200달러를 넘었을 때 고점을 포함해 직전 3일간 국내 투자자의 이 종목 매도·매수금액(개인·기관 합산)을 살펴봤다. 첫 돌파 전 3일간(2월 13~15일)에는 매수금액(3830억원)과 매도금액(4519억원) 순위에서 모두 1위였다. 두번째 3일간(3월 29~31일)에는 매수 2위(1437억원), 매도 3위(1190억원)였다.
첫 돌파 때는 689억원 순매수로 익절에 성공했지만 두번째 때는 246억원 순매수를 기록, 이후 조정에 따른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 돌파 때 3일간(5월 25, 26, 30일)에는 매도 1위(2002억원), 매수 2위(1327억원)로 순매도 67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앞선 경험과 최근의 뉴스 흐름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빠른 수익 실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배론스는 이날 "테슬라가 다시 200달러를 돌파하면서 여기서 손을 털어야 할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이 종목은 지난 2월 5주 만에 주가가 약 100달러에서 210달러로 올랐을 때에도 200일 이동평균선을 돌파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직전 200일 간 해당 종목의 종가 평균을 연결한 선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주가가 주저앉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3년여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이 방문에서 머스크는 진좡룽 중국 산업부 장관을 만나 전기차 개발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의 쩡위친 회장도 만났다. 머스크와 중국 정·재계 사이에 좋은 ‘꽌시(關係·특혜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사이)’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이다.
테슬라의 전기차 외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 한 투자자는 야후파이낸스의 토론방에 "테슬라는 이제 막 시작했다. 이 회사의 에너지 저장장치 및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은 자동차 사업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썼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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