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투자한 해외 기업을 대상으로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기 시작했다. 알파벳(구글) 등 6개 기업이 대상이다. KIC는 2025년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을 150곳까지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주주서한 발송 같은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KIC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부터 31일까지 글로벌 바이오기업 서모피셔사이언티픽,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엑슨모빌, 토탈에너지, 글렌코어 등 5개 기업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직접 행사했다. 2일 열리는 알파벳 주총에서도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다.
KIC는 그동안 주주권리 전문기관을 통해 투자한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해 왔다. 직접 행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KIC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춰 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토탈에너지와 엑슨모빌 주총에서 ‘기후 관련 공시 확대’ ‘메탄 배출 정보공개 타당성 보고’ 등 주주제안 측 안건에 각각 손을 들어준 게 대표적이다.
이번 의결권 행사 대상 기업은 △투자 금액(high exposure·투자 노출) △ESG 리스크 중대성 △성공 가능성(high feasibility)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정했다.
진승호 사장은 “의결권 직접 행사를 통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촉진하고 중장기적으로 성공적인 ESG 투자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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