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반도체 및 부품 수급 안정 등으로 자동차 출고 대기 기간이 대폭 줄어든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과 전기차에 비해 여전히 오래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높은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2일 현대차·기아의 이달 납기 일정에 따르면 대다수 차종의 출고 대기 기간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차를 받기 위해 18개월씩 기다려야 했던 아이오닉6는 1개월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는 12개월에서 1.5개월로, 18개월을 기다려야 했던 EV6도 2개월로 단축됐다.
내연기관 모델도 대기 기간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아반떼 1.6 가솔린 모델은 9개월을 기다렸지만 이젠 3개월 내 출고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랜저 2.5 가솔린 모델은 11개월에서 3개월로, 싼타페 가솔린 모델은 8개월에서 3주로 확 줄었다. 쏘렌토 가솔린 모델은 3~4개월, 카니발은 4~6주면 출고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높은 대기 기간을 기록한 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로, 무려 16개월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 모델 대기 기간은 지난해 18개월에서 고작 2개월만 단축되는 데 그쳤다.
업계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대기 기간이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인 이유에 대해 공급 대비 넘치는 수요 때문으로 풀이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연기관 모델보다 친환경으로 인식되는 데다, 연비도 좋고 무엇보다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대체 차량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4만9189대가 팔리면서 국산 하이브리드차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승용차 등록 대수는 전년 대비 14.3% 늘어난 21만1304대로 집계됐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하이브리도 선호도가 높다는 결과도 나왔다. 딜로이트 글로벌이 전 세계 24개국 소비자 2만6000명을 조사한 결과 대다수 국가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도가 전기차 대비 평균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도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 증산을 주요 생산 목표로 잡고 특근 등을 적극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전기차는 아직 충전 시설이나 보조금 문제 등의 문제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하이브리드의 경우 친환경적 요소를 갖추면서도 고연비의 성능을 갖추는 등 현실적으로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한동안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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