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A 보조금 못 받아도…현대차·기아, 美 전기차 판매 '역대 최대'

입력 2023-06-02 14:30   수정 2023-06-02 16:24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달에도 미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대상에서 제외됐음에도 전기차 판매량이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달 미국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20.8% 증가한 14만7103대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18.4% 늘어난 7만5606대, 기아는 23.4% 늘어난 7만1497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스포티지와 북미 전략 모델인 텔루라이드가 꾸준한 인기를 끌면서 현대차 판매량에 바짝 다가섰다. 두 회사 모두 작년 8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른 경쟁사들도 자동차 성수기를 맞아 좋은 실적을 냈다. 미국 시장 점유율 2위 도요타(18만7205대)는 판매량이 6.4% 늘며 모처럼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다만 현대차와의 판매량 격차는 작년 5월 5만4200대에서 올해 4만100대로 좁혀졌다. 현대차가 7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맹추격한 결과다.

혼다(11만9445대)는 5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58.2%, 스바루(5만4531대)는 28.2% 증가했다.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포드 등은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판매 호조가 돋보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합산 2만6187대로 전년보다 69% 급증했다. 월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전체 판매 대비 비중도 17.8%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북미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하이브리드차는 80.1% 증가한 1만8066대 판매됐다. 역시 월 기준 역대 최대 판매량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150.5%), 엘란트라 하이브리드(152.1%), 투싼 하이브리드(104.3%), 싼타페 하이브리드(167%) 등 대부분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순수전기차 판매는 8105대로 작년 같은 달보다 48.5% 증가했다. 월간 판매량 기준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IRA와 무관하게 보조금을 주는 미국 내 리스차 시장에서 인센티브를 늘리며 판매 확대에 주력한 정책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4936대)에선 아이오닉 5가 전년 대비 27.5% 증가한 2446대, 기아(3169대)에선 EV6가 7.1% 증가한 2237대 팔리며 모두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미국 시장에 출시된 아이오닉 6도 971대 판매됐다.

현대차와 기아는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서도 지난달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판매 실적을 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인도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12% 증가한 8만437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16.3% 증가한 5만9061대, 기아는 3% 증가한 2만4770대였다. 기아는 지난달 공장 보수로 15~20일 간 가동을 중단했음에도 성장세를 지켰다.

현대차와 기아 판매량은 인도의 압도적 1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의 판매 증가율(10%)을 크게 웃돌았다. 도요타는 2만410대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판매를 늘렸지만 현대차·기아에는 미치지 못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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