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입시 결과 서울대 자연계열 정시모집의 합격 점수가 고려대, 성균관대 보다 낮게 나타났다. 의학계열 쏠림 현상이 자연계 입결에 지각 변동을 가져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정시모집 자연계열 합격생의 국어·수학·탐구영역 백분위 평균 70% 합격점수를 비교한 결과, 서울대(94.3점)가 고려대(95.1점)와 성균관대(94.5점)보다 각각 0.8점, 0.2점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 자연계열 합격점수가 고려대나 성균관대보다 낮은 것은 처음이다. 연세대는 백분위 점수 기준이 아닌 자체 환산점수를 발표하여 대학 간 비교가 불가능했다.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순수 자연계열 일반전형 합격점수에서도 서울대 자연계열 93.9점, 고려대 94.9점보다 낮게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93.6점이었다.
반면 의대 합격 점수는 오히려 올랐다. 서울대 의대 합격점수(일반전형 기준)는 2022학년도 99.2점에서 99.3점으로 0.1점 상승했다. 서울대 치의학과(일반전형 기준)는 97.0점에서 99.0점으로 2.0점 올랐다. 서울대 수의대는 96.8점에서 97.3점으로 0.5점 높아졌다. 약대는 96.0점에서 95.8점으로 0.2점 소폭 하락했다. 서울대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자연계열은 95.0점에서 93.9점으로 1.1점 크게 떨어졌다.
고려대 의대도 같은 기간 합격선이 98.0점에서 99.4점으로 1.4점 상승했다. 의대를 제외한 순수 자연계열도 93.8점에서 94.9점으로 1.1점 올랐다. 성균관대 의대는 2022학년도 99.0점에서 99.4점으로 0.4점, 약대는 96.8점에서 97.7점으로 0.9점 상승했다. 순수자연계열 합격점수도 93.4점에서 93.6점으로 0.2점 높아졌다.
인문계열(일반전형 기준) 서울대 95.7점, 고려대 94.1점, 성균관대 92.0점으로 서울대가 가장 높았다. 서울대 중에서는 정치외교가 98.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인문계열, 농경제사회과학부가 각 97.5점, 경제학부, 자유전공학부가 각 97.3점 순이었다.
서울대 자연계열 중 가장 점수가 높은 곳은 수리과학부(97.8점)였다. 이어 통계학과(97.0점), 의류학과(96.3점) 등의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의약학계열 쏠림현상이 합격선에도 영향력 발휘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울대 자연계열을 지원하는 대신 타 대학 의학계열에 지원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현상이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자연계 합격점수 이례적 상황 변화로 현재 기준으로만 점수 순위를 단정할 수 없다"며 "합격점수 예측과 해석에 상당한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현재 국수탐 평균 70% 컷 점수 공개보다 더 정밀한 점수 공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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