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2일 15:5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백신 및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 기업 큐라티스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공모가는 희망가격 하단보다 38% 낮은 4000원으로 결정됐다.
큐라티스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지난달 30~31일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경쟁률이 52.9대 1로 집계됐다고 2일 공시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435곳 중 412곳(94.7%)이 희망 공모가 범위(6500~8000원)의 하단 미만의 가격을 제시했다. 최종 공모가는 희망범위 하단보다 약 38% 낮은 4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14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1075억원이다. 2021년 프리IPO 당시 큐라티스의 기업가치는 약 3000억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2년 새 기업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큐라티스는 면역 관련 백신을 개발하는 회사다. 백신 개발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과 차세대 mRNA(메신저리보핵산) 코로나19 백신 ‘QTP104’이 주요 파이프라인이다.
시장에선 큐라티스의 적자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을 흥행 실패 요인으로 꼽는다. 큐라티스는 작년 영업손실 215억원을 냈다. 전년보다 영업손실 폭이 190억원 증가했다.
큐라티스는 결핵 백신 개발을 완료하는 2025년 순이익을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책정했지만, 기관투자가의 반응은 차가웠다.
큐라티스는 이번이 두 번째 상장 도전이었다. 2020년 코스닥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을 땐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초기 단계라 거래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2년간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를 발전시켰지만 기관의 눈높이엔 부족했던 셈이다.
공모금액이 228억~280억원에서 140억원으로 줄어든 만큼 상장 이후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큐라티스는 공모자금 중 195억원을 투입해 2024년까지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QTP101’의 임상 2b/3상을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공모자금이 줄어든 만큼 올해만 117억원을 투입하기로 계획을 바꿨다.
조관구 큐라티스 대표는 “QTP101 임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2025년 세계 최초 성인 및 청소년용 결핵 백신 상업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큐리티스는 오는 5일과 7일 이틀 동안 일반청약을 진행한 뒤 6월 중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대신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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