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조합은 최근 이주비 대출을 진행한 6개 은행과 협상 끝에 대출 가산 금리를 0.6%포인트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일반적으로 이주비 대출 금리는 대출에 참여한 금융회사가 만장일치로 합의해야만 조정할 수 있다.
조합은 그간 대출 이자 부담이 과도하다며 여러 차례 인하를 요구했다. 현재 둔촌주공의 이주비 대출 금리는 코픽스에 가산금리 2.59%포인트를 더한 연 6.88% 수준이다. 최초 대출을 받은 2017년 당시에는 4%대였다. 사업 지연으로 대출이 연장되고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도 커졌다. 조합원 1인당 평균 이주비 대출액은 3억원 안팎이다. 3억원을 빌린 조합원은 1년 이자로 2000만원 넘게 내는 셈이다.
조합의 금리 인하 요구에 은행권은 당초 난색을 보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둔촌주공 현장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로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금융회사도 손해를 감수했다”며 “다른 정비사업지와의 형평성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조합이 은행 본점 앞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갔다. 결국 6개 은행 모두 금리 인하에 동의했다. 조합은 가산금리 인하, 코픽스 하락세 등을 고려하면 향후 이주비 대출 이자가 최대 1%포인트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정비업계에선 전국적으로 이주비 대출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조합이 많아 둔촌주공과 같은 갈등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받으면 소비자가 ‘금리 인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주비 대출 등 부동산 관련 집단대출은 개별 조합원이 은행에 인하를 청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상당수 사업지가 둔촌주공을 기준처럼 삼고 있어 향후 은행권에 대한 금리 인하 요구가 더 거세질 전망”이라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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