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이 개발한 피하주사 제형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 램시마SC가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의 판을 바꾸고 있다. 정맥주사 제형의 오리지널 약품과 바이오시밀러보다 의사들이 더 추천하는 의약품 목록에 오르면서다.
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2023 유럽류머티즘학회(EULAR)’에서 연사로 나선 라즈 센굽타 영국 왕립병원 교수는 “인플릭시맙을 처방할 때 정맥주사 제형 대신 피사주사 제형인 램시마SC를 환자에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램시마SC는 류머티즘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바이오시밀러다. 2013년 유럽에 출시한 정맥주사 제형인 램시마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유럽에는 2020년 선보였다. 램시마SC는 인플릭시맙 중에서는 첫 번째 피하주사제다.
센굽타 교수는 “기존 정맥주사 제형의 경우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3개월마다 내원하도록 했지만 램시마SC로 바꾸고 나서는 1년에 한 번 내원하도록 하고 있다”며 “약의 효능이 괜찮으면 굳이 병원에 가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센굽타 교수는 영국 왕립병원에서 연간 1500명의 환자를 진료하는 류머티즘 전문의다. 그는 “램시마SC는 초진 환자에게도 적극 추천할 정도로 신뢰하는 제품”이라고 했다.
이날 학술 심포지엄 참석자들도 램시마SC의 경쟁력에 주목했다. 램시마SC의 투여 편의성 개선으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이점을 누렸다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류머티즘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치료에 램시마SC가 다른 정맥주사보다 우월하다는 임상 결과도 관심을 끌었다.
또 다른 연사인 로베르토 자코멜리 이탈리아 캠퍼스바이오메디코대 류머티즘 전문의는 “류머티즘 환자에서 램시마SC 그룹의 약물 농도가 정맥주사 그룹보다 높았고 54주 동안 일관된 수준을 유지했다”며 “인플릭시맙의 정맥주사 제형에서 피하주사 제형으로 교체해 처방하는 것은 약리학적 관점에서 비용 절감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램시마SC는 현지 의료진의 호평 덕분에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출시 첫 해인 2020년 2분기 1%였던 유럽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엔 16%로 급등했다. 램시마SC와 함께 램시마의 시장 지배력도 더욱 커졌다. 같은 기간 램시마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4%에서 38%로 높아졌다. 회사 관계자는 “램시마SC 덕분에 램시마까지 동반 성장하는 시너지를 냈다”며 “램시마SC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했다.
센굽타 교수는 셀트리온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영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사용은 매우 익숙하고, 셀트리온의 제품이 좋기 때문에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며 “윤리적인 측면도 강하고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인드가 인상이 깊어 믿음이 가는 회사”라고 했다.
램시마는 유럽에서 2017년 오리지널약인 레미케이드의 점유율을 넘어선 이후 인플릭시맙 성분약 중 처방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밀라노=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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