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23억2000만달러(약 1285조원). 엔비디아의 지난 1일 기준 시가총액이다. 그런데 올해 예상 매출은 427억5000만달러다. 시총의 ‘2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일부 투자자는 이 숫자를 들이대며 “고평가됐다”고 공격한다.
엔비디아도 칩만 팔아선 매출을 구글, 애플 급으로 키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공들이는 게 슈퍼컴퓨터 구독사업과 자율주행 기술 등의 개발을 돕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이다. 미래엔 ‘AI 서비스 기업’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2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글로벌 고객사를 대상으로 구독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구독사업은 기업의 AI 기술 개발을 위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등을 빌려주고 정기적으로 이용료를 받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구독형 사업의 시작으로 슈퍼컴퓨터 서비스 ‘엔비디아 DGX’를 택했다. ‘오픈AI’ 같은 AI 기업을 겨냥한 사업이다. AI 기업은 자체 서버를 구축하거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AI 모델을 개발해왔다.
‘엔비디아 DGX’에 가입하면 설비를 구축하지 않고도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초거대 AI’(대용량 데이터를 학습해 인간처럼 추론이 가능한 AI)를 개발할 수 있다. H100칩 8개가 하나의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작동하는 ‘인스턴스’ 하나를 구독할 때 월 3만6999달러(약 4800만원)를 내면 된다. 인스턴스의 초당 처리 능력은 400GB(기가바이트)에 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이 엔비디아와 파트너십을 맺고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자율주행 로봇 ‘플릿’의 움직임을 최적화하고 관리할 수 있다. 엔비디아는 고정밀 지도·위치확인 전문 계열사 ‘딥맵’과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로봇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하는 작업인 ‘매핑’ 기간도 ‘10일 이내’로 단축했다. 디지털트윈 개발 플랫폼인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통해 로봇 움직임을 현장 투입 전에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공장용 검사 솔루션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엔비디아는 ‘메트로폴리스’란 공장 품질 테스트용 최첨단 AI 플랫폼을 고객사에 제공하고 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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