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거거익선’(巨巨益善) 트렌드를 쫓아가듯, 사운드바는 ‘다다익선’(多多益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채널로 소리가 풍부할수록 좋다는 의미인데요. 삼성전자 사운드바는 업계 최초로 가장 많은 채널을 구현해 사랑받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삼성전자 수원 캠퍼스에서 만난 사운드바 개발진들은 삼성전자 사운드바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만난 개발진은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사운드랩의 이정훈, 김한기 연구원과 영상전략마케팅팀의 신소영 PM이다.
삼성전자는 다채널 사운드바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2021년 최초로 11.1.4 채널 제품을 내놓았고, 올해 3월에 출시한 8종 신제품 중엔 최상위 모델인 ‘HW-Q990C’이 이만큼의 채널을 구현한다. 11.1.4란, 총합 11개의 스피커 중 서브우퍼 1개, 상향 스피커 4개가 있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5.1 채널 수준이던 초창기 사운드바보다 3배 가량의 스피커가 더 들어간 것”이라며 “소리를 위로 쏘는 상향 스피커가 총 4개라 소리가 앞, 뒤, 양 옆, 위에서 들리는 것처럼 공간감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TV의 내장스피커까지 활용하는 삼성전자만의 기술을 활용하면 채널 개수는 사실상 더 늘어난다. TV 스피커와 사운드바 음향을 조화롭게 내보내는 ‘Q심포니’ 기술이다, 김 연구원은 “보통의 사운드바를 들을 땐 소리가 서로 물리지 않게 TV 내장스피커는 음소거 시킨다”며 “삼성전자 TV와 사운드바를 함께 쓰면 TV 스피커를 끄지 않고 함께 활용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신제품부터는 Q심포니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새로운 ‘TV 신경망 알고리즘(NPU Algorithm)’을 도입했다”고 했다.
영화나 드라마의 대사가 더 또렷이 들린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 연구원은 “배경음은 정면, 후면, 상향 스피커 등에서 모두 나와야 공간감이 느껴지지만, 인물 대사도 똑같이 나오면 동굴 메아리처럼 들린다”며 “컨텐츠의 소리를 분리해 대사는 정면 스피커에서만 나오는 구조”라고 했다. 사운드바 중 유일하게 스피커들끼리 선으로 연결하지 않고도 ‘돌비 아트모스’와 같은 고음질 콘텐츠를 와이파이로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 신제품부턴 게임 장르에 꼭 알맞은 음향 설정을 구현한 ‘게임프로 모드’도 도입됐다.
가전업계에서 사운드바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금까진 TV처럼 ‘필수 가전’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확산으로 가정에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큰 화면뿐 아니라 좋은 소리를 원하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신 PM은 “TV가 얇아지며 내장 스피커의 출력과 음질도 약해졌는데, 사운드바는 이를 보완해 현장감 있는 음향을 구현한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9년 연속 세계 사운드바 시장에서 1위를 유지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퓨처소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금액 기준 점유율 20.2%, 수량 기준 18.4%로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퓨처소스가 사운드바 제품 점유율을 공식 집계한 2014년부터 한번도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퓨처소스는 글로벌 사운드바 시장 규모가 지난해 2316만대에서 2025년 26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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