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사진)는 지난 2일 서울 마곡동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현재 다섯 대인 대형기 운항을 2030년까지 20대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에어프레미아는 2017년 설립돼 지난해 7월 여객 사업을 시작한 신생 저비용항공사(LCC)다. 이 회사는 LCC의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장거리 취항하는 ‘하이브리드 LCC’가 되겠다는 목표다.
회사 측은 지난달 22일 미국 뉴욕으로의 첫 번째 취항을 도약의 계기로 삼고 있다. 첫 편 탑승률이 94%를 넘어섰고, 이후 예약률은 평균 96%에 달했다. 대한항공 출신인 유 대표는 “장거리 취항은 변수가 많아 단거리와 완전히 다르다”며 “회사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 회사의 이코노미 좌석 크기는 88.9㎝(35인치)로 일반 LCC 좌석(약 73.66㎝)보다 넓어 탑승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그는 “유럽 노르웨지안에어는 자금난으로 이 같은 사업 모델을 유지하지 못했다”며 “‘가격 허들’을 더 낮추는 등 다른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3500억원, 100억원 미만 영업손실을 전망하고 있다. 보잉787 항공기를 네 대 계약하는 등 투자를 늘렸기 때문이다. 내년엔 매출 5000억원대, 영업이익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더 끌어모아 2025년까지 총 아홉 대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반납하게 될 노선의 ‘대체 항공사’로 떠오르며 항공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결합 심사를 논의 중인 유럽집행위원회(EC), 미국 법무부(DOJ)는 에어프레미아에 기재 도입 계획, 자금 운용 방안 등 제출을 요구했다. 최근엔 티웨이항공도 노선 양수를 위해 뛰어들었다.
EC와 DOJ가 노선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대체 항공사 선정은 ‘결합 승인의 열쇠’로 통한다.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아홉 개를 에어프레미아와 티웨이가 나눠서 운항하는 방안도 유력한 시나리오로 언급된다. 한 항공사가 모든 노선을 운항하기엔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게 EC와 DOJ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유 대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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