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쇄신을 이끌 혁신기구 책임자로 추대된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 "철회하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이사장을 선임한 지 2시간 만에 당내에서 반발이 나온 것이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서 "이래경 이사장은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도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며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혁신위원장으로 정해진 사실이 알려지자 '천안함 자폭', '코로나는 미국발', '한국 대선에 미국 정보조직이 깊숙이 개입' 등 과거 발언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다소 극단적인 성향과 윤석열 대통령을 '윤가'라고 부르는 등 과격한 언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러시아를 두둔하는 발언 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며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그는 "내년 총선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당대표 사법 다툼,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 코인 논란, 팬덤 정치 등 당내 문제로 청년층의 이반 등 당 지지율이 크게 하락하고 있다"며 "반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은 최근 한 달여간 상승추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혁신안을 만드는 전권을 혁신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은 원외 인사가 중립적이고 냉철한 시각에서 당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는 취지"라며 "절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 중립성, 민주성, 통합조정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이 이사장이 '천안함은 자폭', '푸틴은 전쟁 범죄자가 아니다' 등 취지의 언급을 한 데 대해 사전 검토가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며 "천안함 사건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 발표고, 저는 그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도 비판적 의견이 나오는데 철회할 생각이 있는지', '대통령을 비속어로 비하하는 글이 많은데 공당 혁신위원장으로 적절한지', '직접 추천한 걸로 알려졌는데 지명 배경은 어떤 건지' 등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보수 진영에서도 이 이사장이 제1야당 혁신 기구의 책임자를 맡는 건 비판이 쇄도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이사장은 과거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았던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 대한 석방을 주장했던 인물"이라면서 "온갖 망언과 막말로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천안함 유가족 가슴에 상처를 준 이 이사장의 임명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차라리 김어준 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선임하는 게 낫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유승민 전 의원도 "민주당이 드디어 자폭의 길로 간다"고 비판했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북한의 만행조차 부정하고 그릇된 역사인식에 사로잡힌 이래경 혁신위원장을 민주당은 당장 해직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현보/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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