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6월 07일 09:4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전성기를 이끈 인물이자 한국 대표를 맡았던 이상훈 한국 총괄 대표(사진)가 회사를 떠났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주 퇴사 의사를 밝히고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한국 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표는 어피너티의 창업자인 박영택 회장이 지난 3월 공식적으로 은퇴한 이후 이철주 회장과 함께 새 리더십을 구축할 인물로 꼽혔던 인물이다. 사내는 물론 업계에서도 의외의 결정이란 평가가 나왔다.
이 대표는 1973년 생으로 전략컨설팅사인 맥킨지앤드컴퍼니의 서울·뉴욕사무소를 거쳐 2007년부터 어피너티에 합류했다. 이후 2018년 한국 총괄 대표로 승진해 국내 대부분 투자를 주도해온 인물이다.
이 대표의 구체적인 퇴사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의 투자 부진이 영향일 미친 것 아니냐는 설명도 나온다. 어피너티는 2002년 설립 이후 하이마트, 오비맥주,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대박 딜을 연이어 터트리며 국내에서 최상위권 바이아웃 펀드 운용사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교보생명과 현대카드 등 소수지분 투자 과정에서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데 이어 락앤락, 버거킹, 유베이스 등 경영권 투자에서도 실패가 쌓이며 이전의 명성을 잃었다는 평가가 짙었다. 2018년 60억달러 규모로 어피너티 아시아 퍼시픽 5호 펀드를 조성해 잡코리아, 요기요 등에 투자했지만 최근엔 별다른 투자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PEF업계 관계자는 “최근 어피너티의 펀드 성과가 부진하고 기존 포트폴리오에서도 성과보수도 기대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려움을 겪다보니 역설적으로 이 대표가 독립하기에 최적의 시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고 말했다.
올해 초엔 창업주인 박영택 회장이 은퇴하는 등 리더십 이탈이 불거지는 점은 어피너티의 리스크로 꼽힌다. 앞서 이 대표도 어피너티 투자팀을 함께 이끌어온 이규철 대표와 갈등을 빚었고 결국 2020년 이규철 대표가 회사를 떠나기도 했다. 그간 어피너티는 박 회장을 포함한 창업 1세대들이 OB맥주 등으로 막대한 보너스를 거둔 이후 회사의 중심을 잡아줄 리더가 부재했던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시니어 파트너들이 국내에서 낼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주로 해외에 머물러 온 점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차준호 / 하지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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