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이 문제 삼은 ‘1원 1표’의 원리가 무엇인가. 그것은 자본과 기업의 구성 원리, 주주와 지분율 등에 대한 차등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선택과 행위에 끝까지 책임을 지게 하는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을 가져온 원동력이자, 북한과 우리를 구분 짓는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런데 그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문 전 대통령의 말은 우리 사회의 근간인 자유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문 전 대통령은 대신 ‘1인 1표’의 정치적 다수결 원칙만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를 비전문가라도 경제학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로 연결 짓고 있다. 이 대목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를 놓고 김상조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한 말을 연상케 한다. 문 전 대통령은 하위 50% 선별 지급론을 펴던 김 전 실장에게 “신신당부하고 싶다. ‘경제’가 아니라 ‘정치 경제’를 할 때다”라고 했다고 한다.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경제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온 나라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변방 좌파의 ‘이념 경제’론인 소득주도성장으로 중소기업, 자영업자, 청년들에게 막대한 고통을 안겼다. 무리한 탈원전과 부동산 규제, 재정폭주로 경제 전반에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윤석열 정부 들어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힘으로 밀어붙인 양곡관리법 간호법 파업조장법 등도 모두 동일한 이념의 산물이다. 문 전 대통령의 어제 페이스북 글에서 그동안의 정책 파행과 시장 파괴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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