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 별세 후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4조원이 넘게 대출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가(家) 유족은 부과된 상속세가 12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2021년부터 5년간 연부연납으로 상속세를 납부 중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최근 주식담보 대출을 받았다.
세 모녀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규모는 홍 전 관장 1조4000억원, 이부진 사장 5170억원, 이서현 이사장 1900억원 수준이다.
이와 함께 앞서 받은 대출을 포함하면 세 모녀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4조원대에 달한다. 삼성 주요 계열사 공시에 따르면 세 사람의 주식담보대출 규모는 4조781억원 수준이다.
세 모녀가 거액의 대출을 받은 이유는 2020년 10월 이건희 회장 별세로 인한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서다. 앞서 세 모녀는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보유 지분 매각뿐 아니라 각 금융권 대출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했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주식의 가치만 18조원을 웃돈데다 최고 60%에 달하는 상속세율을 적용받은 결과다.
삼성가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납부한 금액은 약 6조원이나 추가 납부할 금액도 6조원 상당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인해 삼성가 오너 일가의 이자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홍 전 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의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두 배가량 올라 연 5~6%대까지 치솟았다. 올해 받은 주식 담보 대출의 금리는 연 4~6%대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세 모녀의 대출 이자가 연간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연부연납 가산금까지 고려하면 상속세 납부를 위해 내는 이자 규모가 상당할 전망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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