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족(足) 보행로봇 올림픽에서 KAIST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카네기멜론대를 압도적 점수 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KAIST는 전기및전자공학부 명현 교수가 이끄는 미래도시 로봇 연구실이 지난달 29일~이달 2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국제 로봇 및 자동화 학술대회' 의 4족로봇 자율보행 경진대회에서 우승했다고 6일 밝혔다.
명 교수팀이 내놓은 4족보행 로봇은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내리는 인공지능(AI) 자율보행 로봇 '드림워크'다. 4족보행 로봇은 재난현장 구조, 우주 탐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쓸 수 있어 산업적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제조업 생산 능력을 높일 때도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 분야를 지목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에 지분 투자를 하고, 현대자동차가 공중제비를 도는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로 유명한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한 이유다.
이 대회에서 한국 포함 미국 홍콩 이탈리아 프랑스 등 총 11개국 팀이 참여해 7개 팀이 본선에 올랐다. KAIST는 본선에서 총점 246점을 받으며 우승했다. 60점으로 2위에 오른 MIT의 네 배 이상 점수다. 3위는 카네기멜론대였다.
본선은 붕괴 후 먼지가 덮힌 콘크리트를 모사한 지형, 모래·진흙·물웅덩이를 모사한 지형, 계단과 구멍 모사 지형 등 다섯 가지 구간에서 얼마나 잘 움직이는지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했다.
결승전에서 다른 팀들이 이들 구간을 완주하는 데 평균 49분이 걸린 반면 KAIST 드림워크는 41분 52초만에 완주했다.
로봇을 보이는 곳에서 사람이 조종하기는 쉽다. 하지만 가시거리를 벗어나면 별도 통신을 통해 수신한 센서 정보를 이용해 조작해야 한다. 하지만 통신 지연이나 두절로 인해 센서 정보 취득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제어가 쉽지 않다.
이 때 필요한 기술이 3차원 라이다 센서, 관성 센서 등으로 로봇 위치와 주변 환경을 실시간 인식하는 인공지능(AI) 자율보행 기술이다. KAIST 미래도시 로봇 연구실은 넘어질 때 자동으로 다시 일어나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는 AI 강화학습 기반의 '재회복' 기술도 자체 개발해 탑재했다. KAIST 드림워크는 이런 기술을 토대로 이번 대회에서 다양한 장애물을 모두 극복하는 보행 능력을 선보였다.
명현 교수는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적절한 경로를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은 모두 우리 연구팀이 독자 개발했다"며 "이들 기술이 국내 로봇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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