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기업 10곳이 포함된 스톡스 유럽 럭셔리지수는 5일(현지시간) 3612.51을 기록했다. 지난 4월 3860.57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지난달에만 4.85% 떨어졌다. 월간 기준으로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이 지수는 지난해 10월 말 중국이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를 해제할 조짐을 보인 후 올해 4월 고점까지 약 50% 올랐다. LVMH, 에르메스, 케링그룹과 리치몬트, 몽클레어, 버버리, 디올 등이 포함돼 있다.
최근 수년간 ‘명품 큰손’으로 떠오른 중국 매출이 실적을 끌어올린 영향이다. PwC는 중국 명품 시장 규모를 3250억달러(약 427조7500억원)로 세계 명품 시장의 5분의 1 수준으로 추산한다.
개별 명품 기업의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그만큼 커졌다. 블룸버그통신과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LVMH와 2위인 케링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7%다. 에르메스는 20%, 까르띠에와 피아제 등 고가 주얼리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리치몬트는 25%였다.
명품 기업이 주식시장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스톡스 유럽 럭셔리지수도 떨어지고 있다. 4월 유럽 기업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5000억달러를 돌파했던 LVMH 주가는 최근 한 달간 4.90% 하락했다. 5일 시가총액은 500억달러가량 증발한 4064억달러로, 전 세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LVMH 상승세로 전 세계 부호 1위에 올라섰던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다시 자리를 내줬다.
고공 행진하던 명품 산업에 제동을 건 나라도 중국이었다.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 후에도 중국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서다. 중국의 내수 경기를 의미하는 소매 판매는 4월 3조4910억위안(약 669조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8.4%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20.1%에 못 미쳤다. 지난해 4월엔 상하이 등 주요 도시들이 봉쇄되며 소매 판매가 11.1%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회복세가 예상에 못 미쳤다는 평가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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