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신세계그룹 계열 유통 3사와 손잡고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강자 쿠팡에서 '햇반' 등 핵심 제품 판매를 중단한 후 경쟁 이커머스와 협력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이마트·SSG닷컴·G마켓 등 신세계그룹 유통기업 3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 상품 개발에 나선다고 8일 밝혔다.
협업 콘셉트는 '세상에 없던 제일 혁신적인 푸드의 신세계'다. 양측 협업은 데이터 기반으로 한 제품을 상품화하는 방면과 유통 및 마케팅 방면으로 진행된다.
이번 협업으로 CJ제일제당은 올해 4분기 중으로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개발해 신세계 플랫폼에 우선적으로 출시하기로 했다. 만두, 국물 요리, 밀키트, 비건 제품을 중심으로 5가지 카테고리 제품을 기획하기로 했다. 시장과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요에 최적화된 신제품을 8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서 선보이기로 했다.
협업을 상징화한 심볼 로고도 만들었다. 무한한 가능성의 우주와 양사의 공통 심볼인 꽃을 상징화했다는 설명이다.
만두 등 가정간편식(HMR) 제품과 분식류, 케어푸드 등을 오는 8월부터 순차적으로 이마트, SSG닷컴, G마켓에서 먼저 출시한다.
CJ제일제당은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8∼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 참여해 테마관을 운영한다.
CJ제일제당은 "식품과 유통 부분에서 각각 최고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손잡고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하자는 취지"라며 "CJ제일제당은 제품과 브랜드 기획, 제조, 마케팅에서, 신세계 유통 3사는 데이터, 상품기획(MD), 플랫폼 기획과 운영에서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부터 쿠팡에 제품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2023년 적용 판매수수료(납품단가) 책정을 놓고 6개월째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간극을 줄이지 못했다. 이커머스는 과거 오프라인 매장보다 가격 비교가 더 쉽기 때문에 한 업체 납품가를 하향 조정하면 결국 다른 채널에서도 납품가 인하 요구가 일어나는 만큼 적극 방어에 나섰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들어 네이버, 11번가, SSG닷컴, 컬리 등 쿠팡의 경쟁 이커머스와 적극 협업하는 행보를 보여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CJ제일제당은 지난 3월 네이버 쇼핑이 운영하는 지정일 보장 서비스 '도착보장 전문관'에 입점했다. 이달에는 네이버 ‘도착보장관’에서 글로벌 생활용품 업체 한국P&G와 손잡고 인기 상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또한 지난달부터는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 '슈팅배송'관에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 함께 대표 브랜드로 나섰다.
신세계그룹 3사에 앞서 새벽배송 원조격인 장보기 앱(애플리케이션) 운영사 컬리와도 지난 3월 공동 상품 기획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 제조사가 유통사의 납품가 하락 요구에 대해 납품 중단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이는 주요 제조사들이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수출 규모 확대로 비교적 경쟁력을 갖게 된 것에 기인했다"고 풀이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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