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의 혁신위원장 낙마에 따른 논란에도 침묵하고 있다. 전권을 쥐고 진행한 인사가 불과 9시간만에 취소되고, 당 수석대변인의 '천안함 함장 모욕' 등으로 비화했지만 이 대표는 사과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의 거취를 놓고 친이재명계와 비이재명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혁신위원장 선임 관련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며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고 많은 분의 의견을 들어서 더 나은 혁신을 해나가는 게 문제 해결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당 일각의 사퇴 요구 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후임 혁신위원장을 지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비명계는 이 대표가 이 위원장 선임에 대한 사과 없이 후속 조치에 나서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무한 책임을 질 방도는 대표직 사퇴 뿐"이라고 요구했다. 김종민 의원도 "이 대표가 결단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친명계에서는 이 대표의 사퇴는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친명계 내부에서도 정성호 의원이 "이 대표의 적절한 유감 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등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했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표는 사과하고 끊어내야 한다"며 "현 상황에 대해 대표께 대국민, 당원 대상 사과를 하고 천안함 함장에 대한 비난도 사과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의 대선 개입·천안함 자폭설·코로나19 미국 기원설 등 각종 음모론을 내놓으며 9시간만에 당직에서 사퇴한 이 위원장은 자신이 '마녀사냥의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19년, 크리스토퍼 레이 미 FBI 국장을 면담했고 대통령 출마를 권유받았다는 주장을 공유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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