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로서 활동이 빛을 본 것은 최근 3년이었다. 평단의 호평은 자기 경험을 글로 옮긴 것들에 쏟아졌다. 그는 “저는 현실과 밀착한 글을 쓰는 사람인 것 같다”며 “솔직한 글을 쓸 때 편안함을 느끼고,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지하를 전전하는 모녀의 이야기 <미조의 시대>는 실제로 자기 어머니와 집을 보러 다닌 일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반지하와 옥탑방, 고시원을 거친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 그는 “마지막 원고라 생각하고 제가 느낀 바를 후회 없이 그렸다”고 설명했다.
소설 <젊은 근희의 행진>은 등단 10년 차를 앞두고 그려낸 요즘 젊은이의 모습이다. 이야기는 나와 여동생 ‘근희’의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나’는 야한 옷을 입고 유튜브를 촬영하는 근희를 심하게 꾸짖는다. 게다가 근희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르는 사람한테 사기까지 당한다. 여러모로 근희는 사회적 통념과는 거리가 먼 골칫덩이였다.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등 최신 의사소통 기술이 난무하는 시대를 담았지만, 인물들을 화해시킨 건 꾹꾹 눌러 쓴 손편지 한 장이다. 근희가 보낸 편지엔 ‘나는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는 시대에 나도 같이 유명해지고 싶었던 것뿐이야’ ‘내 몸도 아름다워. 언니는 왜 우리의 몸을 핍박의 대상으로만 봐?’란 속마음이 담겨 있었다. 나는 주변의 손가락질에 맞서 자기만의 길을 가는 동생을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작가 자신이 청년 시절 느낀 어려움을 담은 이 소설집은 ‘젊은 근희’들의 행진을 응원하며 막을 내린다. “나의 동생 많관부(나의 동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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