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전 신학생이 사제들의 성추행을 고백하며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볼리비아에서 사제 훈련을 받았던 페드로 리마(54)는 7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지옥에서 살았다"며 "이들을 성적으로 학대하는 사제들은 낮에는 성인이었고, 밤에는 악마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성년자뿐 아니라 사제가 되기 위해 훈련받았던 나와 같은 성인들도 종종 스페인에서 온 성직자에 의해 학대당하는 경우가 남미 국가들에서 있다"고 주장했다.
볼리비아 성직자들의 성추문은 스페인 출신 성직자 알폰소 페드라하스가 최소 85명에 이르는 이들에게 학대 등 피해를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페드라하스는 1971년부터 볼리비아에서 지냈고, 사후 '고백록' 형태의 일기로 자신의 성범죄 사실을 자백했다. 또한 선임 성직자들이 그의 범죄를 알고 은폐했다고도 언급했다.
리마는 자신이 피해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했다. 2001년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하던 중 학대를 신고했다는 이유로 예수회에서 추방됐다는 게 리마의 입장이다. 이후 그는 범법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했는데, 그들 대부분은 현재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마는 "한 명의 사제가 하는 일탈 행위가 아닌, 서로를 돕고 지원하는 사제 구조가 있어 학대가 계속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린 피해자들의 고백을 '불평'이라 꾸짖으며 퇴학시켰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 아동들이 '내가 나쁜 놈이고,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도록 세뇌했다고 전했다.
볼리비아는 인구 1200만명 대부분이 가톨릭 신자로 알려졌다. 성추문이 불거진 후 프란치스코 교황도 성범죄 조사관을 보내 실태 조사를 하도록 했다.
볼리비아 검찰은 페드라하스를 포함해 스페인 출신 다른 3명의 신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들은 모두 사망한 상태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서신을 보내 볼리비아 가톨릭 사제들이 저지른 성적 학대에 대한 조사 내용 공유를 요청했다. 볼리비아 현지 언론은 피해자가 최소 170명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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