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SCO에서는 ADC의 여러 고형암 확대 가능성이 대두됐다. 향후 대다수의 항체 기반 항암제 개발이 ADC 연구에 집중될 것으로 봤다. 박병국 연구원은 “지난해까지 면역항암제가 중심이었던 건 종양 시장의 특성상 병용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라며 “ADC 또한 병용이 확대되고 있으며, 암종 또한 면역관문억제제가 시장을 선점한 암종으로 확대 중”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암종으로의 확대를 위해선 암종별로 적합한 항체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신규 표적으로는 TROP2, MET, B7H3, 클라우딘, 인테그린 베타 등이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MET, 클라우딘 18.2, B7H3 등 3개 표적의 다양한 고형암 확대 가능성이 제시됐다. 이들은 폐암 위식도암 대장암 난소암 췌장암 등에 대한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박 연구원은 “특정 PD(L)-1 항체가 시장을 장악했던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신규 항체 발굴은 제한적이었으나, ADC는 유망한 신규 표적을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유방암 외 새로운 고형암에서 신규 항체 기반의 ADC 연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학회에선 순환종양DNA(ctDNA)를 통한 동반 및 조기 진단 분야의 비중도 높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루닛이 암 진단과 관련된 다수의 포스터를 발표했다. 박 연구원은 “초기 진료 단계에서 혈중의 ctDNA 농도와 예상 치료 효과의 반비례 관계가 명확히 관측됐다”며 “기존 컴퓨터단층촬영(CT), 조직생검뿐 아니라 환자 혈액에서 추출한 ctDNA 수준 변화를 TKI 등의 초기 치료 지표로 활용할 근거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역항암제와 세포 치료제의 주요 기술개발 흐름(트렌드)에도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키트루다를 넘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많은 표적이 거론됐다”며 “TIGIT, CTLA-4, CD47 표적에서 볼만한 데이터가 나왔고, PD-1 포함 이중항체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고 말했다. 세포 치료제는 동종 개발과 고형암이라는 방향성이 뚜렷한 상황이라고 했다.
국내 기업 중에선 유한양행에 주목했다. 하반기 EGFR 비소세포폐암 1차 환자 대상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의 병용 임상 3상(MARIPOSA)의 데이터가 공개될 예정이다.
향후 항체 기반 항암제 연구가 ADC에 집중되면 레고켐바이오의 재평가(리레이팅)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박 연구원은 “이번 학회에서 MSD를 통해 TROP2의 위상이 높아졌다”며 “레고켐 TROP2 ADC의 임상 및 협력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학회를 통해 신규 표적인 MET 변이의 연구 비중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에이비온에도 주목했다. 박 연구원은 “에이비온의 MET 저해제 'ABN401'은 미국 2상을 진행 중이며, 하반기 유럽임상종양학회(ESMO) 등에서 결과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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