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현빈, 손예진 주연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주요 촬영장소 중 하나였던 스위스의 호수 마을이 드라마 팬들로 북새통을 이뤄 결국 통행료를 받기로 했다.
AFP통신은 9일(현지시간) '사랑의 불시착'의 촬영 장소였던 인구 400명의 작은 호수 마을 이젤트발트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관광객들이 몰려들면서 주민들이 통행료를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2019∼2020년 방영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한국의 재벌 2세 윤세리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해 북한군 장교 리정혁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담았다.
해당 드라마는 종영 이후에도 주연 배우인 손예진과 현빈이 실제 연인이 돼 지난해 결혼에 골인하면서 드라마의 화제성이 계속 이어졌다.
이젤트발트는 극 중 리정혁이 스위스 유학 시절 형을 떠올리며 피아노 연주를 하고, 윤세리가 우연히 리정혁의 연주 소리를 듣는 장면의 배경이 됐다.
지난해부터 아시아 국가들의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인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특히 리정혁의 피아노가 놓여있던 호숫가의 부두는 관광객들이 필수로 들러 사진을 찍는 장소가 됐다.
그러나 현지 주민들 입장에서는 몰려드는 관광객이 달갑지만은 않다. 마을로 들어오는 관광버스가 늘면서 교통체증이 생기고 마을 진입로가 막히기도 한다.
주민들은 또한 '사랑의 불시착' 팬들이 부두에서 사진을 찍으며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가면서도 돈은 거의 내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 때문에 이곳 지자체는 지난달 주차장에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예약한 버스만 출입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호숫가 부두에 개찰구를 설치해 5스위스프랑(7천200원)을 지불해야만 부두로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이 부두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직원인 소냐 호르눙은 이 시스템을 도입한 뒤 마을로 들어오는 버스 수가 크게 줄었다며 "작년에는 끔찍했지만 올해는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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