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를 비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월 싱 대사의 관저 만찬 제안을 거절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9일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한 장관이 싱 대사와의 만찬을 정중히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싱 대사는 지난 2월께 한 장관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로 초대하는 형태의 만찬을 제안한 바 있다. 거절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싱 대사는 전날 이 대표를 대사관저로 초청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를 '친구'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싱 대사는 "중국 정부는 항상 한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지만, 현재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혀 가슴이 아프다"며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했다.
"중한 관계는 외부 요소의 도전에도 직면했다.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 일각에선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다"는 싱 대사의 전날 발언은 특히 논란을 빚고 있다. 장호진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싱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들여 해당 발언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고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전국위원회에서 "싱 대사는 한중 관계 악화 책임을 우리에 떠넘기는 듯한 발언을 했고 대한민국을 향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하는 등 노골적인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며 "싱 대사가 준비한 원고를 꺼내 들고 작심한 듯 대한민국 정부를 비판하는데도 이 대표는 짝짜꿍하고 백댄서를 자처했다"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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