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사이트] 헤어질 때가 '진실의 순간'이다

입력 2023-06-11 17:30   수정 2023-06-12 00:06


‘이 세상에 태어날 때는 나 혼자 울고 주변 모두 웃지만, 이 세상을 떠날 때는 나 혼자 웃고 주변 모두 우는 것이 아름다운 인생’이라고 한다. 그만큼 끝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부모님께서 끝이 아름다운 삶을 살길 바라고 기도하는 것’이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위한 가장 좋은 소망 리스트이기도 하다.

“15초 안에 고객은 기업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이른바 ‘MOT(Moments of Truth)’ 즉, 진실의 순간이다. 인재 영역에서는 떠나는 직원이나 남는 직원 모두에게 직원과 회사가 헤어질 때가 진실의 순간이다. 헤어지는 사람과의 관계, 과정에서의 의사소통 및 태도 하나하나는 다 관찰되고 기록되고 알려진다. 내가 이직자와 소통하는 모든 것이 마치 ‘트루먼쇼’처럼 공개녹화 중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아래 두 가지를 늘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판단과 결정은 이성적으로 칼같이 해야 한다. 이직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잘 활용하면 오히려 직원들로부터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얻을 수도 있다. 로열티는 무조건 잘해준다고 얻는 것이 아니다. 분명한 기준을 갖고 칼같이 할 때는 해야 한다. 직원들은 누가 회사에 유익과 손해를 주는지 다 알고 있으며, 그런 면에서 경영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수준이 높다. 부정적 영향을 주는 직원에 대해 인사책임자나 경영자가 고민하기 시작할 때 직원들은 “그것을 이제 아셨나요? 벌써 해결했어야죠”라고 한다.

이직 관리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일단 돌이킬 수 없다고 판단될 때는 신속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이직하려는 사람이 하던 일 때문에 몇 개월 더 마무리한 뒤 퇴사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혜롭지 못하다. 그 사람이 없으면 안 될 결정적인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 다소 부족하더라도 그것을 할 만한 사람은 있다. 오히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가 발견된다. 그보다는 한번 퇴사를 마음먹은 사람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훨씬 크다. 주변 직원들의 마음이 흔들리며 조직 분위기만 흐려진다. 빠진 상태에서 대안을 찾는 것이 훨씬 나으니 미련을 가지면 안 된다.

나무는 맨 위에서부터 마르는 것처럼 상층부에 있는 경영자와 인사책임자는 바닥의 정서와 직원들의 상태를 제일 늦게 안다. 반대로, 썩는 것은 뿌리부터 시작된다. 작은 누룩은 순식간에 전체에 퍼진다. 이런 때는 부정적 분위기가 자라지 않도록 경계하고 어떤 형태든 빠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전체의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둘째, 헤어지는 과정에서는 온정적이어야 한다. 헤어지는 것은 언제나 고통스럽다. 이 경우 회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한 사람의 이직을 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홀히 하지 않는다는 것을 진심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직원들끼리 뒷담화하는 자리에서 “회사는 할 만큼 했어”라는 말이 오가게 해야 한다. 때로 그것이 불편하고 힘든 일일지라도 경영자나 인사담당자의 일거수일투족은 모두 공식적인 제스처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평소에는 좋은 관계를 가졌더라도 퇴사한다고 하면 태도가 급변하는 회사나 상사들이 있다. 심적으로는 이해가 되지만 지혜롭지 못한 처사다. 그보다는 좋은 직원이 떠날 경우 기업에서는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동원해 그를 붙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회사가 마지막 순간에 직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직원들은 관찰하고 머릿속에 기억해 둔다. 자기의 후일을 미리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해당 직원이 어떤 사람이었든지 간에 마무리할 때는 그 사람의 입장에서 최대한 인간적으로 배려해야 한다. 떠나는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은 성과를 중시하고 긍정성을 강조하는 기업 문화를 만드는 데 매우 중요하다.

사실 그가 지금까지 회사를 위해 일한 것을 생각한다면 그것은 최소한의 예의다. 무엇보다도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의 퇴사 과정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직원들의 로열티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순간들이다. 말하자면 헤어질 때의 모습이 ‘진실의 순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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