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국내 대형 로펌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법률자문 준비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인프라 복원사업 규모만 약 1200조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대비하겠다는 취지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재건을 위해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도 로펌들을 움직인 요인이다.
지난 2월 율촌이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조직(우크라이나 재건산업 법률자문팀)을 꾸린 뒤 다른 로펌들도 이와 비슷한 조직을 신설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율촌 우크라이나 재건산업 법률자문팀은 우크라이나 대사관 고문변호사인 이화준 변호사와 정규진·조은진 외국변호사, 우재형 변호사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앤장 역시 우크라이나 재건 동향에 관심을 보이는 로펌 중 하나다.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기업 및 로펌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앤장 관계자는 “신규 인프라 건설, 국제 원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여러 조직이 협업해 국내외 기업들에 법률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핵심 인프라가 대거 파괴되면서 신속한 재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제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부흥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선 도로 2만3000㎞ 이상, 철도망 630만㎞, 철도 교량 41개가 훼손됐다. 기차역 21곳의 운영도 중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주요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여러 국제기구가 차관이나 투자 형태로 재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선 소규모 재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화준 율촌 외국변호사는 “최근 튀르키예 건설회사가 교량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등 전쟁 중에도 인프라 재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건 의지도 강력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의 투자 행사에 영상으로 참석해 전쟁 후 재건을 위한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업과 투자는 어느 한쪽만 이익이 돼선 안 된다”며 “(여러분이) 우크라이나에 투자하고 돈을 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우크라이나 복구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도로, 주택, 발전소 재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전(SMR), 현대엔지니어링은 조립식 주택 건설을 검토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현지 발전시설 복구사업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건철 태평양 변호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예측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를 복구하고 개발하는 노하우와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집단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앞다퉈 전담 TF 신설
11일 로펌업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 태스크포스(TF)를 별도로 꾸렸다. 드미트리 레투놉 러시아 변호사와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우윤근 변호사가 TF를 이끌고 있다. 이들 외에도 과거 러시아 모스크바 재건축·재개발 등 해외 인프라 건설사업 경험이 많은 전문가들이 TF의 주축으로 활동하고 있다. 태평양과 지평도 비슷한 시기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법률자문 전담조직을 만들었다.지난 2월 율촌이 국내 로펌 중 최초로 우크라이나 재건 관련 조직(우크라이나 재건산업 법률자문팀)을 꾸린 뒤 다른 로펌들도 이와 비슷한 조직을 신설하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율촌 우크라이나 재건산업 법률자문팀은 우크라이나 대사관 고문변호사인 이화준 변호사와 정규진·조은진 외국변호사, 우재형 변호사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김앤장 역시 우크라이나 재건 동향에 관심을 보이는 로펌 중 하나다. 지난해 말부터 우크라이나 기업 및 로펌들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 현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김앤장 관계자는 “신규 인프라 건설, 국제 원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하고 있다”며 “여러 조직이 협업해 국내외 기업들에 법률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중에도 재건 논의 활발
전쟁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로펌들이 일찍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큰 관심을 드러낸 것은 그만큼 종전 후 관련 일감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현재 전쟁 종료 후 복구에만 9000억달러(약 1200조원)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 정부의 올해 총예산(639조원)보다 두 배 가까이 많다.특히 핵심 인프라가 대거 파괴되면서 신속한 재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국제사회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부흥협의회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에선 도로 2만3000㎞ 이상, 철도망 630만㎞, 철도 교량 41개가 훼손됐다. 기차역 21곳의 운영도 중단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 주요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투자은행(EI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여러 국제기구가 차관이나 투자 형태로 재건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에선 소규모 재건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화준 율촌 외국변호사는 “최근 튀르키예 건설회사가 교량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등 전쟁 중에도 인프라 재건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건 의지도 강력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 미국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의 투자 행사에 영상으로 참석해 전쟁 후 재건을 위한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고 했다. 그는 “사업과 투자는 어느 한쪽만 이익이 돼선 안 된다”며 “(여러분이) 우크라이나에 투자하고 돈을 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도 우크라이나 복구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도로, 주택, 발전소 재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전(SMR), 현대엔지니어링은 조립식 주택 건설을 검토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현지 발전시설 복구사업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건철 태평양 변호사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은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갈등을 예측하고 예방할 필요가 있다"며 "도시를 복구하고 개발하는 노하우와 다양한 경험을 갖춘 전문가 집단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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