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안 엘앤에프 대표(사진)는 지난 9일 대구 이곡동 본사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회사 역사에서 가장 의미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 대표로 선임된 뒤 그가 중앙 언론사와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앤에프는 ‘전기차 빅뱅’을 맞아 지방의 군소 중소기업에서 글로벌 회사로 급성장한 대표 업체 중 한 곳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물론 세계 완성차 및 배터리 업체가 양극재를 공급받기 위해 이 회사의 대구 본사를 찾아올 정도다.
최 대표는 “연내 가동하는 대구 달성군 구지3공장에선 기존보다 니켈을 5%포인트 높인 95% 하이니켈 양극재를 연 9만t 생산할 계획”이라며 “구지4공장은 올해 4분기에 구체적 규모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엘앤에프는 2020년 니켈 함량 90%인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양산에 성공했다. 2022년에는 NCMA 양극재가 국가 핵심 기술에 선정됐다. 니켈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통상 약 10㎞ 늘어난다.
테슬라는 배터리 내재화를 위해 지난 3월 엘앤에프로부터 3조8000억원의 양극재를 2년간 공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는 계약상 비밀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소재 기업이 수급처와 계약 규모를 밝히지 않는 ‘도깨비 공시’를 내는 이유다. 테슬라를 공급처로 명시한 공시를 낸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은 현재까지 엘앤에프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또 리튬 가공공장, 전구체 생산공장을 신설해 원료 단계까지 양극재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르면 상반기에 이들 공장의 계약을 마무리하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우선 전북 새만금에선 전구체 합작공장 건설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도시 광산’으로 불리는 폐배터리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기존 고객사들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엘앤에프의 2026년 양극재 생산 목표는 연 40만t이다. 시장과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한 기업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생존’이 최 대표의 최대 목표다. 그는 “국내 소재업체가 대규모 계약을 잇따라 따내고 있지만 주어진 기간 내 고객사가 원하는 제품을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과거나 지금이나 생존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라고 했다.
대구=강미선 기자/사진=최혁 기자 misunn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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