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문 전 대통령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고 적었다. 조 전 장관은 이어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고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의 1년을 사실상 ‘문재인 정부 지우기’라고 판단하며 총선 출마를 비롯한 정치적 행보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조 전 장관은 자신의 정치적 거취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 4월 자신의 북 콘서트에서 방청객이 총선 출마 여부를 묻자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저서 등을 통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메시지를 꾸준히 냈다. 3월 자신의 신간 <가불 선진국> 서문에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깡그리 부정하고, 한계를 왜곡·과장해 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썼다.
두 사람의 만남에 대해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 ‘잃어버린 5년’을 선사한 두 사람의 만남에 온 국민이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조 전 장관의 행보는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친이재명계의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달 YTN 라디오에서 “선거가 본인 개인의 명예 회복을 하는 과정은 아니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인 조응천 의원도 KBS 라디오에서 “민주당에 내로남불 딱지가 딱 달라붙은 게 조국 사태 때 아니냐”며 “(조 전 장관의 출마는) 강으로 풍덩 빠지자는 이야기다. 그러면 (다음 총선은) 정권 심판이 아니라 야당 심판으로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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