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1328억원이었는데, 지난 16일 시가총액은 1504억원이다.
지난해 3월 25일 장중 고가인 4만2850원을 터치한 후 주가도 내리막길이다. 16일 종가는 1만6840원. 고점에 산 투자자가 있다면 1년3개월 만에 수익률은 -60.70%. 이 주식은 대전 1등 건설사 계룡건설이다.
시공능력평가 19위 건설사 … 러시아·베트남 등 해외 영업 강화
계룡건설은 대전에 본사가 있고 전국 시공능력평가 19위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다. 계열사로 KR산업(옛 고속도로관리공단), 계룡산업, KR유통, 계룡장학재단, KR서비스, KR스포츠, KR레저 등이 있다. 공공부문 수주에서는 2016~2019년 4년 연속 1위를 달성하는 등 업계에서 ‘공공건축물 강자’로 통한다. 한국은행 통합별관, 정부세종청사 국무총리실, 대전 동구청사 등을 지었다. 지역민에게는 아파트 브랜드 ‘리슈빌’로 알려져 있다. 해외 영토 확장을 위해 러시아 하바롭스크 주택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해외 병원 건설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올해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될까. 18일 계룡건설 관계자는 “국제정세 혼란, 건설 자재비 원가 상승 등 위험 요인을 고려해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회사 내부적으로 안정성 위주의 사업을 추진해 수주 목표를 3조8000억원 정도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총 5766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분양 물량 대비 30% 이상 줄었으나, 비교적 수요가 많은 서울·경기·부산에 분포하고 있어 미분양 위험은 높지 않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계룡건설은 신성장동력으로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첫째 BIM(빌딩 정보 모델링) 분야에 적극 진출해 건설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둘째 친환경 부문인 에너지 관련 사업(수처리 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셋째 공유·모듈러주택 등 인구 변화에 발맞춰 주택사업 모델을 다각화한다. 이미 2021년 ‘일상을 새롭게 하다’라는 의미를 담은 브랜드 ‘엘리프’를 선보였다.
주주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는 질문엔 “최근 5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했다”며 “점진적인 배당 확대 등 다양한 주주 환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연말 결산 배당금은 주당 500원이었다. 당시 시가 배당률은 2.75%였다. 이승찬 계룡건설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 갈 수 있게 회사의 성장동력을 다양한 부분에서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기준 주주 구성을 살펴보면 총 주식 수 893만907주 중 이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지분 38.70%(345만6313주)를 보유했고, 미국 투자자문사 피델리티 퓨리탄 트러스트(Fidelity Puritan Trust)가 지분 8.97%(80만1292주)를 신고한 2대 주주다. 외국인 보유율은 17.98%로 유통 물량은 약 35% 가량 된다.
BNK투자증권 “가장 저평가된 건설주 … 목표가 2만8000원”
BNK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계룡건설은 공공수주 시장에서 매년 최상위권을 다투는 건설사”라며 “9조원의 수주잔액이 말해주듯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이선일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런데도 시가총액은 1000억원대에 머물고 있다”며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및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8배, 0.2배에 불과하다”고 했다.
1분기 매출은 6677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6.8% 증가했다. 부문별 매출은 건축 3289억원(전년 대비 1.4% 증가), 토목 1425억원(13.7% 증가), 자체 1346억원(10.2% 증가), 유통 647억원(43% 증가) 등이다. 올해 매출은 3조470억원, 영업이익은 1490억원을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주택시장 침체로 향후 1~2년은 성장세가 강하지 않을 것이지만, 당분간 수익성이 높은 자체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계룡건설의 자체사업은 공공택지를 기반으로 지분 참여하는 방식의 안정적인 형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과 민간도시개발 사업에도 지분투자와 시공을 병행하면서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대규모 토지 매입과 인허가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며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전통의 자체사업과는 다른 방식이다. 이 연구원은 “지금 가장 저평가된 건설주”라며 목표주가를 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현 주가 대비 66.27%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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