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이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약 2년 전 만성 골수 백혈병(CML) 진단을 받은 이후 입원과 퇴원을 반복해왔다.
올 들어서는 CML에 따른 폐 감염으로 지난 4월 5일부터 5월 19일까지 45일간 산 라파엘레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았다.
지난 9일 다시 이곳에 입원한 그는 이날까지 나흘째 입원 치료 중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1936년 9월 2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1961년 건설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했고, 198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언론 재벌이 됐다.
이탈리아 최고의 부자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그는 1994∼2011년 사이 총리를 세 차례 지냈다.
2005년 이뤄진 개각을 포함하면 4차례에 걸쳐 9년 2개월간 총리를 지내며 전후 최장기 총리 재임 기록을 갖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집권 기간 내내 온갖 성 추문과 비리, 마피아 커넥션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아 '스캔들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11년에는 미성년자와의 성 추문 의혹과 이탈리아 재정 위기 속에 총리직에서 불명예 퇴진했고, 2013년에는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재기에 나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조기 총선에서 10년 만에 상원의원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대표인 전진이탈리아(FI)는 집권 연정에 속해 있지만 그는 현 정부에서 별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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