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도 감쪽같이 속았다…44억 주고 산 시계에 '발칵'

입력 2023-06-13 10:26   수정 2023-06-13 11:12


스위스 명품 시계 업체 오메가가 재작년 경매에서 수십억원을 들여 사들인 자사의 60여년 전 제품이 정교하게 만들어진 '짝퉁'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오메가는 지난 2021년 11월 세계 3대 경매사 중 하나인 필립스 옥션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한 경매에서 1957년형 스테인리스스틸제 '스피드마스터' 손목시계를 311만5000 스위스프랑(약 44억원)에 매입했다.

당초 오메가는 이 시계를 매입해 자사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었으나, 이후 문제의 시계가 다른 오메가 정품 시계들의 부품을 조합해 만들어진 이른바 '프랑켄슈타인 위조품'이란 사실이 확인됐다.

오메가는 관련 성명에서 "오메가와 필립스 옥션이 조직적 범죄행위로 인한 공동의 피해자가 됐다"고 밝혔다. 오메가는 내부 조사 결과, 전직 직원 3명이 가짜 스피드마스터 시계를 만들어 경매에 올리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필립스 옥션도 "오메가는 그 시계가 여러 공급원에서 가져온 관련 없는 부품들로 구성된 사실을 발견했으며, 오메가 직원들이 해당 시계의 조립에 연루됐을 수 있다고 한다"면서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또 판매자의 신원과 관련해 "당국이 정보를 요청하면 협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스피드마스터는 오메가를 대표하는 제품 중 하나로, 제미니 계획과 아폴로 계획 등 미 항공우주국(NASA)의 초기 우주탐사에서 기계식 시계로는 유일하게 승인받았다. 또한 1969년 닐 암스트롱과 함께 사상 처음 달에 발을 디딘 인류가 된 우주인 버즈 올드린이 착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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