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많은 플랫폼의 영향력을 활용해 증권사에서 중개 수수료를 받는 사업 모델은 토스뱅크가 먼저 시도해 흥행에 성공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8월 ‘목돈 굴리기’라는 이름으로 증권사 발행어음을 토스뱅크 앱에서 중개해 판매하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증권사의 채권 판매까지 중개하면서 ‘목돈 굴리기’ 출시 9개월 만인 지난달 9일 중개 거래액이 2조원을 넘어섰다. 발행어음 중개 거래액이 1조3300억원, 채권 중개 거래액은 6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케이뱅크는 한국금거래소의 금 투자 플랫폼인 센골드와 제휴해 케이뱅크 앱에서 금을 거래할 수 있는 ‘e-금 투자 서비스’를 작년 5월 선보였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가격이 오르면서 케이뱅크 앱을 통한 e-금 누적 거래금액은 지난달 말 30억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는 비이자수익을 늘리기 위해 e-은 거래 중개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1분기 0.26%에서 올해 1분기 0.58%로 올라갔고,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0.48%에서 0.82%로 상승했다. 가장 늦은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이 기간 0.04%에서 1.32%로 뛰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라는 당국의 압박까지 받고 있어 연체율을 단기간에 낮추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지난 1분기 말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각각 25.7%, 23.9%로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기준인 30%에 못 미쳤다. 두 은행은 올해 말까지 정부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겠다고 밝힌 만큼 중·저신용자 대출을 늘릴 수밖에 없다.
한 인터넷은행 여신담당 임원은 “신용 리스크가 터져도 견딜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선 비이자수익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인터넷은행의 경쟁력은 많은 사람을 하나의 앱에 모으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있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을 최대한 활용해 비이자수익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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