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블로거 '도도맘' 김미나 씨가 무고 교사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의 재판에서 강 변호사가 합의금을 타낼 목적으로 허위 고소를 종용했다고 증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이준구 판사 심리로 열린 강 변호사의 무고 교사 혐의 4차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나선 김 씨는 이같이 증언하며 실제로 강간이나 강제추행을 당한 사실은 없었다고 확인했다.
김 씨는 "고소장에 묘사된 내용은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 변호사가 (당시 증권사 임원) A씨를 강간치상죄로 고소하면 합의금 3억에서 5억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 2015년 A씨에게 맥주병으로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선 "저는 처음부터 고소할 생각이 없었다"며 "강 변호사가 제 머리를 손으로 만지다가 상처 부위를 보고선 '이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으면서 알게 됐다"고 전했다.
김 씨는 강 변호사로부터 "강간을 혐의에 추가해야 합의금이 커진다. 조금만 만져도 강제추행"이라는 메시지를 받은 사실에 대해서도 "기억이 난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강 변호사와 교제했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더 이상 강 변호사와 엮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 씨는 A씨를 허위로 고소한 뒤 양심의 가책을 느껴 고소를 취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강 변호사의 무고 교사 의혹은 2020년 연예매체 디스패치가 강 변호사가 김 씨에게 "강간했건 아니건 상관없다", "(강간이) 살인 말고 제일 세다" 등 허위 고소를 설득한 정황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강 변호사는 김 씨와 교제하던 2015년 3월 김 씨가 A씨로부터 머리를 맞아 다친 사실을 알게 되자, 같은 해 11월께 법률적 조치로 압박해 합의금을 받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 변호사는 김 씨에게 "강제추행 당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단순 폭행으로는 합의금을 많이 받기 어렵다"고 설득했다. 이후 '김 씨를 성폭행한 후 맥주병으로 때렸다'는 내용증명을 A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합의를 거부하자 강 변호사는 자신의 사무실 소속 변호사를 통해 'A씨가 김 씨 몸에 손을 대는 등 성폭행하던 중 거부하자 맥주병으로 상해를 가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작성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제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후 A씨의 특수상해 및 강제추행 혐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반면 강 변호사는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앞서 무고 혐의로 별건 기소된 김 씨는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하지 않아 지난 2월 이 형이 확정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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