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오를 줄 알았는데"…261억 쓸어담은 개미들 '눈물'

입력 2023-06-14 08:49   수정 2023-06-14 10:10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고 보고 투자하는 방식인 이른바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를 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따는 투자자들이 주가 수준을 '바닥'으로 보고 투자하는 패턴이다. 그만큼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에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린다. 하지만 해당 종목들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바닥을 뚫고 지하'로 가는 종목들도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교육 서비스 업체인 골드앤에스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5일까지 4거래일 연속으로 하한가로 추락했다. 최근 주가는 하한가를 기록하기 전 9050원에 비해 79% 떨어진 1908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고점(1만640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하한가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골드앤에스를 집중 매수했다. 지난달 31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261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 개인 순매수 3위에 해당한다. 지난달 하루 평균 12만9949주였던 거래량은 이달 들어 2708만1947주로 208배 폭증했다.

이들은 하한가가 여러 번 나온 만큼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들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하한가가 시작된 후 골드앤에스를 매집한 개인 투자자들의 평균 매수가는 2168원으로 추정되는데, 현재가를 12% 밑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하한가 종목에 집중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 급락 사태 후에도 관련 종목의 개인 거래량이 폭증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폭락 사태가 발생한 4월 마지막 주에만 폭락 종목 8곳(삼천리·다우데이타·하림지주·대성홀딩스·세방·선광·서울가스·다올투자증권)을 합해 295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하지만 당시 위탁매매 미수거래를 통해 투자에 나선 투자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3일 미수거래 반대매매 금액은 597억19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폭락했던 디와이피엔에프, 신대양제지에도 개인 투자자가 몰렸지만, 여전히 폭락 전 주가가 회복되지 않았다.

거래소에선 폭락한 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할 것을 권고했지만 개인들의 매수세는 꺾이지 않았다. 골드앤에스는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됐다. 소수계좌, 단일계좌에서 거래량이 많았기 때문이다. 투자주의 종목은 가장 낮은 단계의 경보이며 거래 제한은 따로 없다. 지난 5일엔 골드앤에스에 '현저한 시황 변동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골드앤에스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확정된 중요 공시사항이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보도 자료를 배포해 주가 하락과 회사 경영은 무관하다며 적극 해명했다. 신승호 골드앤에스 대표는 "최근 급격한 주가 하락은 회사 경영상황과는 관련이 없다”며 "영위하고 있는 교육사업은 온·오프라인에서 모두 순항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주주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매출 규모를 늘려 사업 성과를 증명하고, 회사가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골드앤에스의 1분기 매출액은 25억원, 영업손실 규모는 10억원이었다.

시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18조9105억원으로 집계됐다. 연초 16조5311억원이었던 신용거래융자는 지난달엔 20조원을 웃돌기도 했다. 신용거래융자는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같은 기간 위탁매매 미수금도 1930억원에서 4581억원으로 2.3배 늘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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