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타트업인 루나소프트의 박진영 대표(사진)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획자와 개발자로만 구성된 18명 규모의 글로벌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며 하반기 일본 진출 계획을 밝혔다. 일본 e커머스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글로벌 비즈니스에 본격 시동을 건 것이다.
박 대표가 2016년 창업한 루나소프트는 각종 쇼핑몰과 병원, 여행사 등을 대상으로 비즈 메시지와 챗봇 등 고객과의 비대면 소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루나소프트의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하는 업체만 3만8000곳이다.
국내 상위 100개 패션 쇼핑몰 중 80%가 루나소프트의 e커머스 솔루션을 활용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주문했을 때 고객이 받아보는 카카오톡 알림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카카오, 네이버, 메타, 카페24 등과도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루나소프트를 통해 발송하는 메시지를 받았거나 챗봇을 활용한 이용자 수는 2800만 명. 온라인 쇼핑이나 예약을 하는 사람이라면 알게 모르게 루나소프트의 서비스를 간접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박 대표는 “루나소프트의 대표 고객사들이 만들어낸 연 결제금액만 지난해 기준 16조원”이라고 말했다.
고객과 어떻게 소통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는 쇼핑몰을 대상으로 고객 행동을 분석해 메시지 발송을 돕는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도 루나소프트의 대표 제품이다. 예컨대 구매 패턴이나 장바구니 분석을 통해 방문이 뜸해진 고객이 다시 쇼핑몰을 찾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숨어 있는 적립금을 쓰라고 권유하거나 과거 장바구니에 넣어놓은 상품을 다시 상기시키는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박 대표는 오는 9월 말 일본 제품 출시를 목표로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1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활용한 비즈 메시지와 챗봇 사업이다. 일본을 첫 공략지로 택한 건 e커머스 시장 규모에 비해 IT화가 상대적으로 더디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한국 쇼핑몰들은 고객 관리와 매출 증대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데 일본 e커머스의 SaaS 보급률은 한국의 35%밖에 안 된다”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K패션 플랫폼 디홀릭커머스와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2019년부터 시작된 진출 시도에도 쉽사리 열리지 않던 일본 시장 분위기가 최근 달라졌다고 했다. 박 대표는 “3~4년 전엔 일본 B2B 시장에서 외국 기업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개방적인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K-SaaS 기업이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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