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1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 살리기와 경제 회복을 위한 추경 논의를 정부·여당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김 대표가 원하시니 비공개로 소주를 마시면서라도 만나 얘기하고 싶다”고 했다. 전날 이 대표는 정부·여당에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공식 제안했다.
김 대표는 지난달 이 대표에게 식사를 겸한 회동을 여러 차례 제안했지만, 이 대표가 ‘민생을 주제로 정책 대화를 해야 한다’며 우회적으로 거절한 바 있다. 우여곡절 끝에 여야 대표가 TV 공개 토론을 하자는 데까지는 합의를 봤지만, 절차 등을 놓고 양당이 이견을 보여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제안에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여야 대표 간 대화는 필요하고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참여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비공개 만남에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여야 대표 간 만남의 불씨가 살아났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정부는 민주당이 제안한 추경 편성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실제로 추경을 주제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이달 열린 각종 회의에서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경제 현안을 언급하고 있다.
지난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 침체기에는 정부가 재정 지출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했고, 9일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정부가 경제 둔화 흐름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경기 부양 해법이 결국 국가 재정을 쓰자는 ‘돈 풀기’로 귀결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경제 전문가는 “기업 활동을 지원해 경기에 활력을 띠게 할 생각은 하지 않고, 오로지 돈 풀기만 주장하는 것은 재정만능주의와 재정 중독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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