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선 롯데와 신세계그룹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보이고 라이브커머스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내놓은 가상 인플루언서 루시는 지난해 12월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미우미우의 가방과 카드케이스를 25분 만에 완판했다.
올해 1월과 2월에도 패션잡화 비비안웨스트우드 가방, 위닉스 미니 건조기를 30~40분 만에 모두 팔아 최고 수준의 진행 역량을 입증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수차례 방송을 하며 루시의 움직임과 말투를 보정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실시간 소통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도 올해 들어 가상 인플루언서 와이티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와이티는 지난 3월 SSG닷컴이 진행하는 콘텐츠커머스 SSGTV에서 SK-Ⅱ 화장품을 1주일간 2억원어치 판매했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강점으로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위험성이 거의 없다는 게 첫손에 꼽힌다. TV홈쇼핑업계에선 올해 초 베테랑 쇼호스트인 정윤정 유난희 씨가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 방송에서 욕설 등 부적절한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롯데와 신세계는 그룹 내 계열사가 많은 만큼 가상 인플루언서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경우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롯데의 경우 호텔롯데가 지난달 24일 연 창립 50주년 기념식의 축사를 루시에게 맡겼다.
글로벌 리서치업체 마케츠&마케츠에 따르면 2021년 3조6000억원이던 글로벌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올해 7조6000억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2025년에는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14조원)이 일반 인플루언서 시장(1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