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지주사 포항 이전을 촉구하는 포항 범시민 대책위원회(포항 범대위)가 15일 최정우 포스코 홀딩스 회장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강행하면서 칼을 휘두르고 인형의 코를 자르는 등 무모한 퍼포먼스를 벌여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15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포항범대위는 포스코 본사앞에서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홀딩스 회장의 퇴진 등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강창호 범대위 위원장은 “지난해 2월 범대위가 출범한 이후 포항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포스코 홀딩스 본사 주소지 이전과 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개원이라는 성과를 거뒀지만, 시민들의 바람과 달리 껍데기만 이전했을 뿐”이라며 “당시 합의서의 완전한 이행과 최 회장 퇴진을 위해 시민과 함께 더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대위는 집회과정에서 사람을 눕혀 놓고 곤장을 치고, 망나니 칼을 휘두르며 피노키오처럼 코가 긴 허수아비의 코를 자르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포항시민 능멸한 최정우 추방”, “소통부재 독단경영 최정우 퇴출”이라고 쓴 소형 현수막을 들고서 최회장 퇴진을 촉구했다.
이를 바라본 포스코 노경협의회 근로자위원들은 이날 범대위 집회와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현재 포항은 상생과 화합 모습은 없고 온통 비난과 혐오의 붉은 현수막으로 가득한 도시가 돼 있다“며 ”이런 행동이 지역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많은 시민들이 걱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2050 탄소중립이란 거대한 파도 앞에서 더 열심히 달려도 모자랄 판에 회사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하고 지역사회 갈등에 휘둘리는 모습을 더는 간과할 수 없다“며 “현 시간부터 포스코는 범대위의 비상식적 요구와 단체활동에 대해 일체 대응을 중단해달라”고 촉구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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