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다섯 달 연속 경기둔화 국면으로 판단했다. 수출과 제조 업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다만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는 16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2월 한국 경제를 '둔화' 국면으로 판단한 이후 다섯 달 연속 같은 견해를 유지한 것이다.
올해 4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 대비 1.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생산은 0.3% 줄었다. 모든 산업 생산이 1.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 소매 판매도 전월 대비 2.3%,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했다.
5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5.2% 줄었다. 반도체 무선통신 컴퓨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출이 부진한 여파다. 다만 수출 감소세가 완화하면서 조금씩 바닥을 다지는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물가 상승에 대해서는 지속 하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로 전월(3.7%)보다 둔화했다. 지난 1월 5.2%의 상승률을 기록한 후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가공식품과 외식 등 개인 서비스 오름세도 완화하면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률 하락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고용에 대해선 견조한 증가세를 보인다고 판단했다. 5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35만1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7%로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하락했다.
내수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며 경제 심리는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8로 전월 대비 2.9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민간소비(GDP 잠정치)도 작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전 산업의 6월 경기전망지수(BSI)는 76으로 전월 대비 2포인트 올랐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및 글로벌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통화 긴축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에 따른 취약부문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하며 세계 경제 불확실성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하반기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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