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로켓 '천리마-1형'의 잔해가 인양됐다. 서해에 낙하한 지 15일 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6일 "군은 15일 오후 8시 50분께 '북 주장 우주발사체'의 일부를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어 "인양된 물체는 추후 국방과학연구소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며 "우리 군은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은 잔해를 평택 2함대 사령부로 이송했으며, 천리마-1형의 전반적인 성능과 외국 부품 사용 여부, 기술 수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0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천리마-1형의 잔해를 공동 조사하기로 했다.
인양한 잔해는 3단 로켓인 천리마-1형의 2단부로 추정된다. 길이는 약 15m·직경 약 2.5m에 달한다. 원통형 잔해의 표면에는 '천마'라는 글자와 함께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을 형상화한 마크가 확인됐다. 북한이 천리마-1형에 탑재했다고 주장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와 로켓 1·3단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군은 3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을 포함해 항공기와 전투함,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를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먼저 2단부의 양 끝에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연결해 인양을 시도했으나, 접합 부위가 끊어지려고 하면서 중단됐다. 이후 끊어지려는 부분에 'ㄷ'자 모양의 고리를 다시 설치하고, 심해 잠수 작업을 통해 파악한 새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한 뒤 잔해를 해저에서 들어 올렸다.
군은 잔해를 수면 아래 10m까지 들어 올려 추가로 보강 와이어를 설치한 뒤 구조함의 크레인을 이용해 잔해를 구조함의 갑판에 싣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측 선박이 인근에 출몰하기도 했다. 잔해가 추락한 해역은 한반도와 중국 산둥반도 사이 공해인 한중 잠정조치수역으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상 공해상에 떨어진 잔해는 먼저 인양하는 쪽이 소유권을 갖는다.
앞서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지난달 31일 평안북도 동창리에 있는 새 발사장에서 천리마 1형을 발사했다. 하지만 1단 분리 후 2단 점화에 실패해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해상에 추락했다.
당시 군은 북한이 발사체를 쏜 지 약 1시간 30분 만에 낙하지역 해상에서 천리마 1형의 잔해로 추정되는 부유물을 발견하고 가라앉지 않도록 노란색 리프트 백(Lift Bag)을 묶어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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