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리스크? 지금이 매수 기회"…외국인들 앞다퉈 산 종목

입력 2023-06-16 14:55   수정 2023-06-16 15:26



'원전 대장주' 두산에너빌리티를 향한 외국인 매수세가 매섭다. 발목을 잡고 있던 지적재산권 소송 합의가 멀지 않았고, 대형 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가릴 것 없이 수주 확대가 예상된 덕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를 1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시작해 6월 15일까지 근 한 달째 이어지고 있는 순매수 행진이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수액은 2827억원에 달한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외국인 순매수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만5790원에서 1만8750원으로 15.78% 뛰었다.

올 초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박스권에서 등락만 거듭해왔다. 미국 원전회사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이 얽혀있는 탓이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APR1400)의 원천기술에 지식재산권을 주장하며 지난해 10월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전력을 대상으로 소송을 낸 바 있다. 원전 해외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소송이 결국 합의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 합의는 시점의 문제일 뿐"이라고 했다. 합의 시기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 최종 입찰이 끝나는 9월 이후로 내다봤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도 "소송전은 하반기 막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송만 해결된다면 앞으로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폴란드 본 계약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체코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마무리될 전망"이라며 "튀르키예, 영국, 핀란드, UAE 등에서 추가적인 원전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미 쌓아둔 수주 실적도 좋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 1분기 수주액 4조3049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수주 가이던스(목표량) 8조6000억원의 절반을 이미 달성했다. 지난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90.72% 늘어난 영업이익(3646억원)도 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6.52% 늘어난 1조288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적정주가를 2만1000원으로 내다본 문 연구원은 "주가에 리스크가 이미 반영되어 있기에, 소송 관련 이슈는 위기가 아닌 투자 기회"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대형 원전에서 SMR로 이어지는 중장기 방향성으로 원전 부문 기업가치는 우상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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