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 방중한 빌 게이츠 빌&멀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과 만나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양국 국민 간 지속적인 우정을 바란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 창업자인 게이츠 이사장과 한 회담에서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고 말했다. 시 주석과 게이츠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서 회동한 이후 8년 만이다.
시 주석은 게이츠 이사장에게 “중국은 빌&멀린다게이츠재단과의 협력 강화를 희망한다”며 “중국의 개발 작업에 참여해 많은 좋은 일을 했고 우리의 오랜 친구”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중국 방문을 시작한 게이츠는 전날 베이징의 백신 연구소인 글로벌의약품연구개발센터(GHDDI)를 방문한 자리에서 5000만달러(약 635억원)를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미국 관계의 근간은 양국 국민에게 있다고 종종 말한다”며 “중국은 언제나 미국 국민에게 희망을 걸었고 양국 국민 간 지속적인 우정을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현 국제 상황에서 우리는 두 나라와 국민에 유익하고 인류 전체에 유익한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아울러 “중국은 패권을 추구하는 강대국의 옛 방식을 답습하지 않을 것이며 공동의 발전을 이루기 위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게이츠와 인공지능(AI) 기술의 세계적 융성에 대해 논의하면서 미국 AI 기술의 중국 진출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과거 시 주석은 AI 기술의 경제 발전 견인 효과를 강조하면서도 AI에 대한 적법한 통제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시 주석이 게이츠에게 한 말은 미·중 간 AI 관련 공동 연구 또는 연구 성과 공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최첨단 기술 발전을 견제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접견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친강 외교장관 등이 배석했다. 17~18일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시 주석을 만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MS 주가는 3.2% 상승한 348.1달러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MS 주가는 올해 들어 45.15% 상승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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